[탄핵 정국] 갤럽 조사, 尹정부 들어 최대 격차 與 TK 지지율 1주새 7%P 하락… 중도층서도 19% → 13% 떨어져 비대위장 권영세-나경원 물망 당내 “갈라파고스당 당원들 탈당… 이러면 다음 총선 50석도 안나와”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현 정부 출범 뒤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24%)의 2배였다. 탄핵 전인 전주 조사에서는 각각 40%, 24%로 16%포인트 차이였다. 탄핵에 찬성하는 응답자가 민주당 지지로 쏠리면서 두 당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핵심 지지층이 있는 대구·경북(TK)과 중도층에서 각각 7%포인트, 6%포인트 하락했다. 탄핵 찬성을 주장한 한동훈 전 대표가 사퇴하고 탄핵 반대 당론을 이끈 친윤(친윤석열)-중진 및 검사 출신 의원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실망감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와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친윤계이며, 권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검사 출신이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권영세 의원도 친윤계 검사 출신이다. 한 영남권 의원은 “당이 민심과 괴리된 ‘갈라파고스당’ ‘도로친윤검사당’으로 고립되고 있다”며 “폭락하는 지지율을 보고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런 지지율로는 다음 총선에서 50석도 안 나올 것”이라고 했다.
● “탄핵 반대 이유로 젊은 당원들 탈당”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탄핵 반대 정당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서 민심의 채찍을 자초한 결과”라는 반응이 나왔다. TK 지역구에서도 당의 ‘탄핵 반대’를 사유로 탈당하는 젊은 당원들이 생기는 등 비상계엄 사태 이후 약 8000명의 당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영남권 의원은 “당이 친윤계 일극 체제로 회귀하고 있다”며 “20%대 지지층만 바라보고 대선을 치르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또 다른 영남권 의원은 “계엄에 실망한 지지층과 당내 자중지란에 실망한 지지층이 동시에 이탈하는 모양새”라며 “당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라고 말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계엄 이후 지역구 주민들에게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며 “지역에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가질 수 없을 정도로 민심이 최악”이라고 전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의원은 “당에 희망이 없다. 다 망한 후에 재건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 “野 지지자 때문 본청 못 가” 野 “후진 정치”
이 중 3선 의원들은 권, 나 의원을 권 원내대표에게 추천하기로 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의원들 여론은 권, 나 의원 반반”이라고 전했다. 다만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통화에서 “그분들이 과연 당과 대통령의 분리 작업을 할 수 있는 분들이냐”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견이 대립되고 있어서 고심”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주말 이후 결론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은 국회 경내로 들어가려다가 민주당 지지자로부터 심한 말을 듣고 당사로 복귀한 것”이라고 한 나 의원의 발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세상에서 제일 후진 정치가 바로 국민을 탓하는 정치”라고 비판했다. 친한계 국민의힘 박상수 전 대변인은 “전쟁이 나거나 계엄 사태가 벌어질 때 국회에 갈 용기 정도는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수도권의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표 깎는 발언을 하는 집단 지성이 당의 주류가 됐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