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등 왜곡정보 SNS 알고리즘 타고 확산 민주주의 위협하고 사회 갈등 부추겨 위험 정보 검증 교육, 초등~대학 全과정서 필수
송인호 객원논설위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
오늘날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쏟아지는 정보 중에서 진실을 찾아내고 이를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시민 역량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지동설을 주장하며 종교재판에서 이단으로 몰렸다. 당시 갈릴레이 시대(16∼17세기)는 종교가 사회와 정치, 문화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시기였고 특히 가톨릭교회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다. 교회와 많은 사람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고 태양과 별들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믿었다. 그런데 갈릴레이는 다수의 위협과 집단 착오 속에서도 “그래도 지구는 돈다(Eppur si muove)”라는 작은 외침으로 진실을 말했다. 이 일화는 권위, 전통, 그리고 다수의 위협을 맹목적으로 따르지 말고, 합리적 의심과 과학적 사고를 통해 진리를 탐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집단적 착오의 위험한 다른 사례로 중국 문화대혁명을 들 수 있다. 1966년 마오쩌둥은 젊은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홍위병을 조직하고 ‘4대 구습’(구사상, 구문화, 구풍속, 구습관)을 타파하자는 이념을 전파하며 선동했다. 이 시기 중국에서는 구사상으로 지목된 지식인들이 탄압받으면서 시골로 보내져 강제 노동에 종사했고, 유서 깊은 문화유산과 예술품은 파괴되었으며, 사회 전체에는 불신과 혼란이 컸다. 극단적인 이념이 대중에 파고들 때 현실을 왜곡하고, 감정과 편견이 객관적 사실을 압도하며, 소수자의 비판적 목소리는 억압되었다. 이는 당시 비판적 사고가 얼마나 위험하게 금기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예다.
디지털 시대인 지금, 우리는 과연 그런 집단적 착오로부터 자유로울까?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정보의 민주화를 이뤘지만, 동시에 허위 정보와 편향된 주장이 초고속으로 퍼질 수 있는 위험한 환경을 만들었다.
이러한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 능력) 교육이 필수적이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정보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를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허위 정보와 선동에 현혹되지 않고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논리적으로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극적 헤드라인이나 감정에 호소하는 콘텐츠는 주의 깊게 살펴야 하며, 그 이면의 논리적 근거를 검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사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초등학교부터 대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가정과 사회에서도 비판적 사고와 정보 검증 능력을 키우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교육기관의 몫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책임으로 여겨야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효과는 단기적으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비판적 사고와 진실을 검증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서 허위 정보의 영향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는 결국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정보의 출처와 신뢰성 검증, 뉴스 작성자의 편향성 여부, 인용된 자료의 근거, 전문가 의견, 학술적 근거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진실을 향한 자세가 이렇게 갖춰져야 한다. 단일 출처의 정보를 무조건 신뢰하기보다, 다양한 신뢰할 수 있는 매체의 보도를 비교 분석해야 한다. 팩트체킹 웹사이트나 공신력 있는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송인호 객원논설위원·KDI 경제교육정보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