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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사태가 발발한 이달 첫째 주 전국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전주 대비 약 30%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명절 연휴, 기상 이변, 거리두기 조정 등의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2020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감소세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이 우리 국민 경제 심리를 빠르게 위축시키면서 실제 비상계엄 현장이었던 서울 지역 내 소비가 주로 타격을 받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지역 카드 이용금액이 29.3% 급감해 지난해 7월 7일(-32.2%) 이후 1년 5개월 만에 최대 감소세를 보였다.
작년 7월 초에는 남부 지방에 내린 폭우로 민간 소비 위축이 불가피했던 점, 보통 12월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는 시즌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론 이달 첫째 주의 감소세가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로 인한 소비 심리 냉각이 실제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런 현상이 속보성 지표에서 확인된 것이다.
지난 9일 서울 한 식당의 예약 취소 내역. 뉴스1 자료사진
예컨대 2022년 10월 7일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2022년 9월 26일)된 직후 기간에 해당했다. 이에 너도나도 나들이에 나서면서 9월 마지막 주 30% 가까이 치솟은 카드 이용금액은 10월 첫째 주 기저효과를 맞으면서 주춤했던 것이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 명절 연휴 등의 불가피한 사유가 아니고서는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20년 이후 이번이 서울 내에서 가장 심각한 소비 위축이었던 셈이다.
통계청이 공개하는 나우캐스트 지표 중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국내 소비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속보성 지표로서 신한카드 데이터를 기초로 한다. 실험적 통계 일환인 터라 국가 승인 통계는 아니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제 사회 현상을 최대한 빠르게 포착할 수 있도록 주간 단위로 제공한다.
한은 제공
다른 나우캐스트 지표인 가맹점 카드매출액도 6일 기준 전국에서 전주 대비 27.4%, 서울에서만 38.7% 감소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일평균 카드 사용금액은 지난달 2조 6584억 원에서 12월 1~7일에는 2조 4796억 원으로 약 1700억 원 축소됐다. 전월 평균보다 약 7% 줄어든 수준이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 88.4%가 계엄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그중 매출이 절반 넘게 축소됐다는 소상공인이 36%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서 △30~50%(25.5%) △10~30%(21.7%) △10% 미만(5.2%) 감소 순이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