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팜비치=AP 뉴시스
내년 1월 20일(현지 시간) 열리는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사흘간 ‘마가 대잔치’가 펼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자들을 위한 초대형 승리 집회로 축제의 문을 열고, 고액 기부자들을 위한 각종 행사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미 ABC 뉴스가 19일 보도한 트럼프 당선인 취임위원회가 작성한 취임식 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8~20일 사흘간 미 수도 워싱턴에서는 각종 취임식 관련 축제가 예정됐다. 취임위원회가 모금한 금액은 1억5000만 달러(약 2175억 원)를 넘겨 역대 가장 많은 기부금을 모은 미 대통령 취임식이 될 전망이다.
고액 기부자만 입장 가능한 행사도 여럿 열린다. 지지자들은 기부액에 따라 등급이 부과되고 등급에 따라 행사 입장 여부가 정해진다. 1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거나 200만 달러를 모금한 최고 등급 지지자들만 J D 밴스 미 부통령 당선인과 부인 우샤 여사가 주최하는 소규모 부통령 만찬에 참석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참석하는 만찬에는 25만 달러 이상 기부했거나 50만 달러를 모금한 사람만, 역시 트럼프 내외가 참석하는 일요 예배는 1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거나 2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취임식 자체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으나, 좋은 자리에 앉기 위한 티켓을 구하기 위한 쟁탈전도 치열하다. 취임위원회는 100만 달러 이상 기부한 최고 등급 지지자에게 취임식 입장권 6장을 배부할 계획이다.
취임식에는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들도 참석할 전망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초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에 따르면 1874년 이후 외국 정상이 미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사례는 없다. 통상 각국 대사와 외교관들만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한 공화당 기부금 모금자는 “기업 관계자들이 트럼프 취임식에 대거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불편한 관계였던 메타와 아마존이 취임식에 100만 달러씩 기부한 것이 대표적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개인 자격으로 100만 달러를 내놨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