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페이스북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의원을 ‘내란 공범’으로 표현한 현수막은 허용했지만 ‘이재명은 안 된다’고 표현한 현수막은 불허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22일 “편파적 유권해석”이라며 “선관위가 민주당 대선 캠프냐”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등에 따르면 이달 11일 정 의원의 지역구(부산 수영)에는 ‘내란 수괴 윤석열, 탄핵 불참 정연욱도 내란 공범이다!’라고 적힌 조국혁신당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에 정 의원은 맞불 조치로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사용하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파면 결정) 시 열릴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권을 쥐게 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선관위가 게시 불가를 결정했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선관위는 ‘낙선 목적의 사전 선거 운동’이라는 이유로 불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현수막 사진을 공개하며 “이현령비현령! 이중잣대 선관위!”라고 비판했다. 이현령비현령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으로, 어떤 사실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됨을 이르는 말이다.
서지영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내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정치적 중립의무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서 원내대변인은 “선관위가 국민의힘을 향한 부당한 정치 공세를 정당화해 준 것“인 데다 ”이 대표를 민주당 후보로 미리 정해 준 것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또한 서 원내대변인은 “선관위의 편파적인 이중잣대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민생 파탄 투표로 막아주세요’라는 피켓은 문재인 정권을 연상시킬 수 있다고 불허하고, ‘내로남불’, ‘위선’ 문구는 민주당을 연상시킨다고 금지했다. TBS의 ‘#1합시다’ 캠페인은 당시 민주당의 선거 기호가 1번이었음에도 제재하지 않았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