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뼈 건강 지키는 연구 활발 미세 중력 환경에 장시간 머물면 골밀도 낮아져 뼈 손실 일어나 남녀 우주비행사 17명 추적 관찰 지구 귀환 6개월 만에 32% 회복… 이후 6개월은 회복률 3%에 불과
NASA 우주비행사가 ISS 창문을 통해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출처 위키미디어
우주에서 장시간 머물고 지구로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에게 골밀도가 낮아지는 뼈 손실이 일어난다는 사실은 그동안 각종 연구를 통해 확인돼 왔다. 그런데 우주 공간에 머무는 동안 손실된 뼈는 지구 귀환 직후 6개월 동안 32%가량 재형성된다는 사실이 연구를 통해 새롭게 확인됐다. 적어도 우주인의 뼈 건강 회복에 있어 지구 귀환 직후 6개월이 ‘골든 타임’이라는 의미다. 유인 우주 탐사 시대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우주인의 건강 관리를 위한 지식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티븐 보이드 캐나다 캘거리대 방사선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장기간 체류한 우주비행사들을 대상으로 뼈가 재형성되는 과정을 추적한 연구 결과를 21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했다.
뼈는 중력과 같은 힘이 가해졌을 때 형성이 촉진된다. 반대로 중력이 0에 가까운 미세 중력 환경에서는 뼈 손실이 일어난다. 우주에서 골밀도가 낮아지는 이유가 뼈의 형성 과정을 방해받기 때문인지, 뼈의 구성 물질이 분해돼 혈액으로 방출되는 뼈의 재흡수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인지는 불분명했다.
지구에 돌아온 뒤에는 귀환 후 첫 6개월간 손실된 뼈의 31.8%가 회복됐다. 이후 6개월간 추가로 재형성된 뼈는 손실된 뼈의 2.7%에 불과했다. 정강이뼈의 골밀도는 지구에 돌아온 뒤 12개월간 약 35%가 회복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구 귀환 직후 첫 6개월간 빠른 회복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지구로 귀환한 후 첫 6개월이 뼈 건강 회복을 위한 중요한 시기”라며 “이 기간을 뼈 회복의 ‘유효 기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대상 대부분이 남성이라는 점은 연구의 한계로 지적된다. 연구팀은 “우주에서의 골 손실 정도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우주 비행 임무에 여성의 참여 비율이 높아지면 향후 골 손실과 형성에 대한 성별 차이를 더 잘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우주 공간에 장기간 머물면 심장 조직의 수축력을 떨어뜨려 심장 노화를 촉발하고 빠른 속도로 근육의 양과 근력이 저하된다. 우주 환경에 인간의 심장과 근육을 각각 모방한 인공심장 칩과 인공근육 칩을 보내 관찰한 결과다. 우주비행사를 대상으로 분자 수준의 변화를 살펴 유전자(DNA) 손상과 면역조절인자인 사이토카인 수치 상승 등이 유발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인 우주 탐사를 대비해 우주인들의 안전과 건강 확보를 위한 연구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