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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으로 소비 꽁꽁, 이달초 신용카드 이용액 26% 급감

입력 | 2024-12-23 03:00:00

추석 연휴 이어 올해 최대 감소폭
전국 모든 시도에서 이용액 줄어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달 초 신용카드 이용액이 직전 주보다 4분의 1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는 추석 연휴 기간과 더불어 가장 큰 감소 폭으로 비상계엄으로 민간 소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통계청의 나우캐스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의 전국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직전 1주일에 비해 26.3% 감소했다. 추석 연휴 기간이었던 9월 14∼20일(―26.3%)과 더불어 올 들어 가장 큰 감소율이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의 이용 금액 감소율이 35.9%로 가장 컸다. 서울도 이용 금액이 29.3% 급감해 지난해 7월 1∼7일(―32.2%)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전국 17개 모든 시도에서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 기간 가맹점 기준의 신용카드 매출액도 한 주 전보다 전국 기준 27.4%, 서울 기준 3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지출 결제 금액 역시 전국 17.5%, 서울 21.4% 줄었다. 반면 배달외식 지출 금액은 전국에서 1.5%, 서울에서 2.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나우캐스트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은 통계청이 국내 소비 동향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속보성 지표 중 하나다. 국가 승인 통계는 아니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제, 사회 현상을 최대한 빠르게 포착할 수 있도록 주간 단위로 제공된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6일까지의 신용카드 이용 금액 등에는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사흘의 소비 지출 동향이 포함돼 있다. 계엄 사태가 배달, 외식과 같은 비대면 업종을 제외한 소비 지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도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이달 4∼13일 신용카드 일평균 사용액이 2조5102억 원으로 한 달 전 같은 기간보다 3%가량 줄어든 것으로 최근 집계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속보 지표를 봤을 때 대면 업종이나 음식점, 숙박업의 어려움이 보인다”며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더 지원할 게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