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는 ‘역사가 어떻게 구성되는가?’다.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역사를 처음 중고등학교 국사 교육으로 접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그 시대에 대해 자세히 읽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교육으로 배운 인식의 틀로 과거를 보게 된다”고 했다.
전시장 가운데 도산 안창호의 아내이자 독립운동가 이혜련(1884~1969), 큰아들 안 필립(1906~1978), 1950년 하와이로 건너가 조선의 전통춤을 가르쳤던 배한라(1922~1994) 등 역사의 조연이었던 인물들의 사진을 프린트하고 세운 작품 ‘몸 콤플렉스’(2024)가 설치됐다. 역사책에 제대로 기록되지 않은 인물들을 관객이 직접 마주하게 만들려는 시도다.
이번 전시 신작은 3층 두 번째 전시실에 선보이는 비디오 설치 ‘무제’다. 이 작품은 하와이의 역사를 발굴하는 ‘표해록’의 세 번째 신작인데 미완성이다. 작가는 2월 중순부터 3월까지 전시장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며 작품을 완성할 예정이다. 그는 “전시가 일방적인 발표의 장이 아니라 상대의 눈을 보며 대화하는 곳”이라고 했는데, 작품을 관객과 함께 구성하는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밖에 역사학자 정병문, 미술사학자 목수현, 미디어 역사학자 이용우의 강연 프로그램과 출판물 ‘레슨북-Room 3’가 전시장에서 제공된다. 전시는 내년 3월 30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