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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접경지에 전기철책도 설치…연내 극초음속 IRBM 발사 가능성

입력 | 2024-12-23 14:38:00

경의선 송전탑 북측지역 15개 중 11개 철거…‘감시용탑’은 남겨
합참 “北, GPS 교란·오물풍선·소음방송 등 회색지대 도발 지속”




합동참모본부가 23일 공개한 최근 북한군 동향 중 회전형 대남확성기의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2.23/뉴스1

 북한이 ‘남북 두 국가’ 정책을 위한 전선지역 공사를 올해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으며, 북측 지역 경의선 송전탑 15개 중 11개를 철거 완료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3일 밝혔다. 합참은 북한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전후로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합참은 이날 “북한은 올해 초 감시초소(GP) 복원을 완료한 이후 소위 전선지역 ‘국경선화’ 및 ‘요새화’ 작업과 접적 지·해역 위성항법장치(GPS) 전파교란, 오물·쓰레기 풍선 살포, 소음방송 등을 지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8개월째 전선지역에서 작업 중으로, 최근엔 수천 명을 추가 투입해 이미 구축한 군사분계선(MDL) 이북 전술도로와 북방한계선 일대 방벽 상단에 철책을 설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 작업을 위해 최초 2000~3000명을 투입했으며, 10월엔 5000여 명까지 인원을 늘렸고, 11~12월엔 7000여 명을 투입했다. 최대 투입 인원은 1만 명으로 추정된다. 지난주부터는 수백에서 천여 명이 투입돼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합참은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곧 작업이 종료될 것”이라며 “혹한 및 12월 말 당 전원회의 이전 성과 고양을 위해 올해 계획된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합동참모본부가 23일 공개한 최근 북한군 동향 모습 중 동물을 이용해 전기철책을 시험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2.23/뉴스1



북한군은 올해 MDL 일대에 40여㎞의 철책을, 북방한계선 일대에 10여㎞의 방벽을 설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북한 군인과 주민의 월남을 차단하는 동시에 유사시 작전병력 증원을 위한 차량 기동성과 MDL 근접 감시 능력 보강을 위한 것이라고 합참은 분석했다.

북한군은 철책을 ‘3중’으로 설치하고 있는데, 그중 2·3선에는 220·3300·1만 볼트로 추정되는 전기철책도 만들고 있다. 북한군이 염소로 추정되는 동물로 전기철책의 효과를 검증하는 모습도 우리 군의 감시 장비에 포착됐다.

북한군은 지난달 24일부터 경의선 송전탑을 철거 중인데, 현재까지 북측 지역에 있는 15개 중 11개의 철거가 완료됐다고 우리 군은 전했다. 비무장지대(DMZ) 내 11개 송전탑 중에서는 MDL 이북 남쪽과 가장 가까운 송전탑만 남아 있다. 이는 감시장비를 설치해 활용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합참은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가 23일 공개한 최근 북한군 동향 모습 중 취사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2.23/뉴스1

북한군의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우리 군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북한군은 방한복 없이 모닥불로 몸을 녹이며 일하고 있으며, 취사기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야외에 아궁이를 만들어 식량을 해결하고 있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달 들어 동계훈련을 정상 진행하고 있고, 도발 세력의 특이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우리 국내 상황을 관망하며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등 정치행사와 관련해 경계 강화 조치 등 내부 상황관리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참은 평가했다.

합동참모본부가 23일 공개한 최근 북한군 동향 모습 중 아궁이를 설치해 조리하는 모습.(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2.23/뉴스1



북한군은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직후인 지난 5월 28일부터 32차례에 걸쳐 7000여 개의 오물·쓰레기 풍선을 부양한 것으로 합참은 집계했다.

합참은 “11월 29일 이후 유리한 기상에도 불구하고 아직 추가 부양은 없으나, 다수의 풍선 부양 기지에서 자재확보 등 준비 동향이 지속 포착되고 있다”라며 “기습적 풍선 부양은 언제든 가능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또 7월 20일부터 전선지역 40여 개소에서 10여 종의 소음을 일일 10시간 이상 송출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우리 방송시간대가 아닌 심야·새벽시간 소음방송을 초기 전 전선지역 30여 개소에서 서부지역 10여 개소로 방송을 집중하고 일부 확성기를 방향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교체하고 있다.

이는 맞대응보다 공격적 소음방송을 통해 남남갈등을 증폭시켜 아군 확성기 방송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합참은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가 23일 공개한 최근 북한군 동향 모습 중 취식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 제공) 2024.12.23/뉴스1



북한은 GPS 전파교란 시도도 멈추지 않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최근 북한군은 해주·개성 등 접적 지·해역 일대에서 저강도 GPS 교란을 실시하고 있으며, 우리 군 함정과 민간 항공기 및 선박, 일부 북한 함정, 선박에서 수신장애가 발생했다.

합참은 북한이 올해 3기의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언한 것과 달리 현재 준비 동향을 고려하면 연내 발사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합참은 “그러나 최근 고체추진 탄도미사일 동체 생산 및 이동 징후, 국방발전 5개년 계획, 미 대통령 취임 등 대내외 정치 일정 등 고려 시 연말 당 전원회의 전후 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등을 기습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망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전략무기 5대 과업에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포함돼 있는데, 이 부분의 완성도가 부족하기 때문에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6월 26일 동해상으로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IRBM을 발사했으나, 이 미사일은 정상 비행에 실패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 10월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략미사일 기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을 둘러본 모습을 보도했고, 11월 무장장비전시회에서도 극초음속 미사일을 전시하며 관련 기술 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합참은 내년 북한군의 움직임에 대해선 “당 전원회의 등 연말 정치행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내년에도 대남 ‘적대적 두국가 관계’ 기조 및 통미봉남식 무시 전략을 유지하며 전선지역 작업과 함께 김정은이 원하는 전략환경 조성 전까지 오물·쓰레기 풍선, 소음방송, GPS 교란 등 회색지대 공략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합참은 또 “북한은 내년에도 러시아 지원에 정권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와의 군사적 긴장과 충돌 야기는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부담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합참은 “과거 사례 고려 시 동계훈련과 연계된 대남 무력시위성 훈련과 함께 러시아의 뒷배를 업고 대미 협상력 제고를 위한 ICBM 발사, 핵실험 등 다양한 전략적 도발 시도 가능성이 높아 한미 정보공조 및 대비태세 확립이 긴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