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2025에서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이 최대 화두가 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초 선보였던 AI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얼마나 똑똑해지고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CES 주최기관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이번 CES의 주제는 ‘다이브 인’(dive in·몰입)이다. 기술을 통해 연결하고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전세계 160개국 4500여 개 기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번 CES의 가장 큰 관심사가 얼마나 더 진화한 AI를 선보일 것인지다. IT업계 관계자는 “올해 CES에서는 AI가 본격 대두되며 기업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큰 틀을 보여주는 자리였다면 내년은 보다 구체화한 제품, 기술들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핵심 키워드는 ‘개인화’ ‘맞춤형’이다. AI가 고도화할수록 각 사용자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제어 솔루션 ‘AI홈’이 터치스크린 형태로 탑재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 스마트가전을 대거 선보인다. 스크린을 통해 집안에 연결된 가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고 각 가전의 전원도 켜고 끌 수 있다. 제품별 모드 변경, 온도 설정 등 원격 제어 기능도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9형 터치스크린이 탑재된 비스포크 냉장고는 ‘허브(hub)’ 역할을 수행하며 도어록, 커튼, 블라인드, 조명 제어도 가능하다. 이 밖에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즐기거나 가족 목소리를 구분, 인식해 글자 크기 등 맞춤형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도 있다.
LG전자는 사람의 감정과 맥락을 이해하는 AI를 기반으로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인다. 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을 감지하는 ‘인캐빈 센싱’ 솔루션으로 관람객들은 LG전자 부스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운전자가 차량에 탑승하면 AI가 표정을 인식해 이모티콘으로 반응하고 실시간 심박수도 측정해 숫자로 보여준다. 또 운전 중 운전자가 관심 깊게 본 랜드마크나 조형물이 있으면 센서가 자동 인식해 기억했다가 주행이 마치면 설명해주는 기능도 있다.
AI 발전을 가능하게 한 AI 반도체도 큰 관심 주제다. 전세계 AI칩 시장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AI 컴퓨팅의 미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젠슨 황 CEO는 2017년 CES 이후 8년 만에 기조연설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 신규 양산에 돌입한 차세대 AI칩 ‘블랙웰’과 차기작 ‘루빈’에 대한 최신 상황도 업데이트할 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AI 반도체 관련 최신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SK텔레콤, SK엔무브 등 SK그룹사들과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는 슬로건으로 공동 전시관을 운영한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 관련 에너지, 운영, 보안 등 전문 솔루션을 전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북미 시장을 겨냥해 내년 출시할 예정인 AI 비서 ‘에스터’도 시연하며 구체적인 서비스 계획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