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폐렴백신 공동개발 확장 계약 체결 2028년 글로벌 매출 규모 약 14조 시장 공략 SK바사 한국 판매·사노피 글로벌 판매 연구개발비 공동 부담·글로벌 상업화 사노피 담당 SK바사, 선급금 755억·단계별 마일스톤·수익금 수령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왼쪽)과 장 프랑수아 투생(Jean-Francois Toussant) 사노피 백신R&D부문 글로벌 총괄담당이 화상으로 계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재 상용화된 제품보다 강력한 예방효과를 제공하는 영·유아 및 소아, 성인용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해 시장 지형과 판도를 바꾼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연간 글로벌 매출 수십조 원 규모 폐렴구균 백신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기존 체결된 21가 폐렴구균 단백접합 백신 후보물질 ‘GBP410’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협력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기존 백신보다 진보된 혁신적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계약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따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사노피로부터 약 755억 원(5000만 유로)을 선급금(upfront)으로 받게 된다. 이후 개발 완료 시점까지 단계별 마일스톤도 추가로 지급받게 된다.
백신 연구개발비는 두 기업이 동일하게 분담하고 상업화와 관련된 모든 비용은 사노피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상업화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한국 내 판매를 담당하고 사노피는 글로벌 판매를 맡는다. 제품 매출에 따른 수익은 정해진 비율에 맞춰 나눠 갖는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단백접합 방식 폐렴구균 백신은 다른 제품보다 예방효과가 우수하다. 작년 기준 전 세계 폐렴구균 백신 시장 매출의 94%를 차지해 질환 예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통계업체 이벨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폐렴구균 백신 시장은 연평균 4.7%의 성장률을 기록해 올해 11조9000억 원의 규모를 형성하고 오는 2028년에는 14조2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신규 백신 공동개발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백신·바이오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GBP410 글로벌 임상 3상의 경우 최근 첫 투약을 시작했다고 한다. 생후 6주 이상부터 만 17세까지 영·유아, 어린이 및 청소년 등 7700여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된다. 최대 4회 접종 후 이미 허가된 폐렴구균 백신 제품과 비교해 면역원성과 안전성 등을 비교하는데 중점을 뒀다. 임상 2상에서는 생후 12~15개월 소아 140명, 생후 42~89일 영·유아 712명 등을 대상으로 기초 및 추가 접종을 진행했고 대조백신 프리베나13과 비교해 면역원성이 동등한 결과를 확보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중대한 이상사례는 보고되지 않았고 파상풍이나 디프테리아, 백일해, 폴리오, B형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백신 등 영·유아 및 소아 접종 권고 백신을 병용 투약하는 경우에도 대조백신과 동등한 수준의 면역원성 및 안전성을 유지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GBP410은 영·유아를 대상으로 임상 3상에 진입한 백신 후보물질 중 최초로 20가를 넘는 혈청형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영·유아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 중 하나인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IPD) 발생 빈도를 감소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30만 명의 5세 미만 어린이들이 폐렴구균 질환으로 사망한다. 보다 넓은 범위의 예방효과를 제공하는 개선된 폐렴구균 백신 수요가 높은 이유다.
토마스 트리옹프 사노피 백신사업부문 수석부사장은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에 대한 충족되지 않은 수요가 높은 가운데 이번 협력 확대로 혁신적인 단백접합 백신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됐다”며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표를 바탕으로 SK바이오사이언스 역량과 사노피의 전문성이 접목돼 진보한 백신을 개발하겠다”고 전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SK와 사노피가 GBP410 임상 3상에 돌입하면서 동시에 기존 백신을 뛰어넘는 차세대 백신을 개발하기로 한 것은 21가 백신의 높은 성공 가능성과 긍정적인 시장 전망, 두 기업의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됐다”며 “대한민국 백신 대표 기업으로서 백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보건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시장을 선도할 블록버스터 백신을 성공적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