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최소 정족수 11명 안되면 못열려… 원내대변인 “통과 법안 자동 발효” 與 “무정부 상태 만들겠다는것” 반발… 野지도부, 논란 커지자 “개인 의견”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뉴스1
민주당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23일 “(한 권한대행을 제외하고) 현재 15명인 국무위원 중 5명을 (한 권한대행에 이어) 추가로 탄핵하면 국무회의에서 (재의요구권) 의결을 못 한다”며 “비상 상황인 만큼 최후의 수단까지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국무회의가 돌아가지 않으면 통과된 법안들은 자동으로 발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내란 사건에 동조했는지 여부만 판단해서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라고 칭해지는 이상한 모임에 있었는지 판단해 있었던 사람들을 한꺼번에 탄핵시키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안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는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건의되고 행사되는데, 국무위원인 장관을 대거 탄핵해 국무회의가 열릴 수 있는 최소 인원 미만으로 국무위원 수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총리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무위원 5명이 더 탄핵당하면 국무회의 의결이 불가능하다”며 “의사정족수 11명에 미달해 정부가 법안을 공포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고 했다.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지 않은 법안이 자동으로 발효되는지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넘어온 법률을 정부가 공포를 못 하는 상황이 되면 국회의장이 공포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의원 숫자가 가장 많은 책임 있는 야당으로서 그런 상태까지 염두에 두고 진지하게 말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장관 무더기 탄핵을 통한 ‘국무회의 무력화’ 제안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자 여권에선 “무자비한 탄핵으로 무정부 상태를 만들어 헌법 질서를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라는 반발이 나왔다. 국민의힘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부를 마비시키고 초토화시키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다른 원내 관계자도 “공당, 제1야당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민주당 지도부는 “개별 의원 입장일 뿐”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의원의 개인적인 고민의 결과로 이해하면 된다. 당내에서 논의하거나 검토한 바 없다”고 했다. 노 원내대변인도 “그런 상황까지 가지 않는 게 좋다”면서도 “이런 고민까지 하게 만드는 상황이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선 노 원내대변인뿐 아니라 일부 강경파 지도부 의원을 중심으로 국무회의 무력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