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택 신임 단장 부임 후 강수일·고교 선수 등 입단 불발 에이전트협회 “선수 기본 권리 무시”…선수협 “명백한 위법행위 서포터스 ”김 단장 포함 모든 인사 재검토…보상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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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K리그2(2부리그) 안산 그리너스가 김정택 신임 단장 부임 후 사유화 논란에 휘말렸다.
안산의 새 시즌 준비가 산으로 가고 있다.
2025시즌 K리그2는 예년보다 1주일 정도 빠른 2월22~23일 개막하는 가운데 안산은 새로운 선수단을 꾸리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선수 선발 비리로 당시 지도자들이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는 등 홍역을 치렀던 안산 구단은 이후 선수 선발 방식을 투명히 했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던 안산의 시즌 준비는 지난 19일 김정택 신임 단장이 부임하면서 모든 게 틀어졌다.
김 단장은 자신이 염두에 둔 12명의 선수 리스트를 뽑아, 이들을 30명 선수단에 포함하라고 지시했다.
선수강화위 의결을 뒤집는 사실상 월권행위에 코치진과 프린트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 단장의 일방적인 지시로 날벼락을 맞은 6명은 선수 생명에 큰 위기를 맞았다.
6명 중에는 다문화 가정 출신의 베테랑 공격수 강수일도 포함됐다. 외국인 이주민이 많은 연고 특성상 안산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해 왔는데, 이번 사태로 갑자기 팀을 잃게 됐다.
또 지난 시즌 K리그1 대구FC B팀에서 뛰었던 풀백 임지민도 실력과 상관없이 안산과 계약이 무산되게 생겼다.
고교 졸업반 4명의 선수도 최악의 상황에 놓였다.
임지민과 4명의 고교 졸업반 선수들은 연봉 협상과 메디컬테스트까지 마치고 2~3주 전부터 팀 훈련도 하고 있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 단장은 안산시축구협회장을 지낸 인물이다.
하지만 프로팀 행정 경험은 전무한 정치인 출신 인사다. 2010년부터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안산시의원 3선을 지냈고, 이민근 안산시장의 선거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3년 전 선수 선발 외압 논란 진상 조사를 촉구하던 안산시의회 국민의 힘 쪽에 김정택 단장이 서 있었다”며 “3년 뒤 자신이 선수 선발 외압 논란의 장본인이 됐다”며 허탈해했다.
시·도민구단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하지만 이번 안산처럼 구단 고위층이 바뀌자마자 선수단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바꾸는 사례는 찾기 어렵다.
안산 단장 사태에 한국스포츠에이전트협회와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등은 성명을 내고 강경 대응에 나섰다.
에이전트협회는 “선수들의 기본 권리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프로스포츠의 윤리와 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선수협도 “계약 보류와 절차 무시는 명백한 위법 행위”며 “축구단 운영의 원칙을 무시한 명백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안산 서포터스 베르도르도 성명을 내고 “김 단장을 포함해 정치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모든 인사를 재검토하라”며 “일방적으로 계약 파기 당한 6명에 대한 보상안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