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4.11.14/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 씨(54·수감 중)의 이른바 ‘황금폰’을 추가 포렌식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2022년 재·보궐선거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에게 김영선 전 의원(64·수감 중)의 공천을 부탁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 외에 증거가 더 있다고 보고, 윤 대통령 부부와 명 씨가 각각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명 씨의 황금폰에 대한 추가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명 씨와 김 여사의 통화가 여러 번 이뤄진 기록은 확인했지만, 명 씨가 상당 기간 통화자동녹음 기능을 꺼둔 탓에 녹취파일 전체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 대통령과 명 씨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와 문자메시지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대체로 기사 링크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소통했다고 한다.
검찰이 현재까지 포렌식한 분량은 검찰이 확보한 황금폰 등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전체 데이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분량이라고 한다. 황금폰에 저장된 메시지만 15만 개가 넘는 방대한 분량이어서 포렌식 선별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 측은 “포렌식 완료한 파일 중 현재까진 문자메시지와 텔레그램을 선별한 정도”라고 말했다. 공천 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윤 의원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외교부 장관을 원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일축했다. 윤 의원은 검찰이 확보한 명 씨 황금폰 녹취파일에 윤 대통령이 명 씨에게 “내가 윤상현이한테 (김영선 공천을) 한 번 더 이야기할게”라고 말한 내용이 포함된 데 대해서도 “(대통령에게) 김 전 의원 공천 주라고 한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