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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 저금통 받아주세요” 기초수급 가족의 크리스마스 온정

입력 | 2024-12-24 16:11:00

부산 북구 덕천지구대 앞에
패딩·김치·3만원·손편지…
“삼남매, 용돈 받아 모았어요”



ⓒ뉴시스


 “돼지저금통은 삼남매가 용돈 받아서 모았습니다. 이쁜 삼남매 저금통 받아주세요. 메리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둔 24일 부산의 한 지구대 앞에 한 가족이 온정을 담은 선물을 두고 가 주위를 따뜻하게 만들고 있다.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분께 북구 덕천지구대 앞에 라면 박스 1개가 발견됐다.

해당 박스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불우한 가정에 전달해 달라는 내용의 편지와 함께 패딩 1벌, 김치, 1000원권 30장(3만원), 동전이 들어 있는 저금통 등이 들어있었다.

글쓴이는 편지를 통해 장애3급 첫째 등 세 아이 아빠이자 기초수급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막내 아들의 생일을 맞아 뜻깊은 하루를 만들어 주고 싶어 기부하게 됐다”면서 “폐지를 팔아 돈을 마련했지만, 노력한 만큼 결실이 적게 나와 많이 못했습니다. 추운 겨울 도움이 필요한 애기 가정에 전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폐가 더러워서 은행가서 깨끗한 지폐로 교환했습니다. 저희 가족이 정성을 담아 담은 선물도 준비했다”면서 “패딩은 애기가 마음에 들지 모르겠지만 따뜻하게 입고 크리스마스 선물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돼지저금통은 삼남매가 용돈 받아서 모았다. 이쁜 삼남매 저금통 받아주세요. 메리크리스마스”라고 적으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박스를 발견한 덕천지구대 근무자들은 CCTV영상을 통해 편지를 쓴 남성의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이 박스를 놓고 간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가족이 지난 5월 어린이날에도 기부한 가족과 동일 인물이라고 전했다. 당시 이 가족은 편지, 패딩, 라면, 과자, 현금 3만원 등을 기부했다.

또 지난해 9월 부산 동구 목욕탕 폭발 사고로 인해 다친 경찰관을 위해 폐지를 팔아 모은 돈 3만6000원을 내놓는 등 이 가족은 최근 8차례에 걸쳐 기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덕천지구대는 이날 기부물품을 덕천2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부산=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