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북부 횡단하는 철책 건설…완충지대 형성”
AP=뉴시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중심 지역인 북부를 초토화해 군사 진지를 건설 중이라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가자 북부 주거 지역에서 대규모 철거를 진행 중인 정황이 위성 사진과 영상, 인터뷰 등에서 확인되고 있다.
IDF는 지난 10월5일 가자 최북단 자발리아, 베이트 라히아, 베이트 하눈에서 공중 및 지상 공격을 개시, 이후 북부 지역 전체를 철거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철거된 지역을 따라 해안에서 이스라엘 국경까지 가자지구를 횡단하는 철책이 새로 건설됐다.
분석가들은 토지 개간 형태를 토대로 볼 때 가자지구 중부에 건설된 넷자림 회랑과 유사하다고 설명한다. 또 철책으로 가자시티와 최북단을 분리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이 완충지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엔은 최근 11주 동안 10만명 넘는 가자 주민이 북부에서 쫓겨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거주 인구는 전쟁 전 8분의 1 수준인 3~5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10월 초 이후 이 지역에 구호품이 거의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기근이 시작됐을 수 있다는 전문가 경고도 나왔다.
자발리아 한 주민은 10월5일 이후 공습과 저녁 드론 공격이 끊임없이 이어졌다며 “전쟁 중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했다.
모셰 알론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IDF가 가자 북부에서 ‘인종 청소’를 하고 있다며 “베이트 라히아와 베이트 하눈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IDF는 얄론 전 장관의 주장을 부인하며 가자에서 작전이 국제법에 따라 수행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마스와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인 이스라엘은 휴전 1단계에서 일부 군을 가자지구에 계속 주둔시키는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