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의견서 필요없는 증거자료도 거부 헌재 “6인 심리-변론 가능” 재확인 尹측 “25일이후 정리된 입장 내놓을것”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가 제출하라고 요구한 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 계엄 포고령 등의 자료를 제출 마감 기한인 24일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헌재의 서류 송달을 거부한 데 이어 의견서를 쓸 필요 없이 내기만 하면 되는 증거자료도 제출을 계속 거부할 경우 “심판을 지연시킬 목적의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커질 전망이다.
헌재는 17일 윤 대통령 측에 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과 포고령 1호 등 서류를 24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윤 대통령 측은 앞서 헌재가 최소 11차례 보낸 탄핵심판 서류들도 모두 수령을 거부했고, 헌재는 재판관 전원의 동의로 송달된 것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 구성에 관여하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취재진에 “성탄절(25일) 이후 대통령과 변호인단 쪽에서 정리된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대통령이 회피, 불응, 거부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은 아직 탄핵심판 대리인도 선임하지 않은 상태다. 반면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이공·시민 등 6곳은 헌재에 소송위임장을 냈다.
헌재는 재판관 9명 중 3명이 공석이어도 탄핵심판 심리와 변론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재차 밝혔다. 이날 이진 헌재 공보관은 “6인으로도 심리와 변론까지 가능하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석 변호사가 앞서 오전에 “본격적인 (탄핵) 심리를 6인 체제로 할 수 있느냐를 포함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논쟁적 요소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는데, 이 같은 문제 제기를 헌재가 일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선 변론 준비 절차가 마무리된 뒤 이르면 내년 1월 중순경 정식 변론기일 일정이 잡히고,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의 공방전이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