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실무형 인재 키우는 ‘일학습병행’… 규제 풀고 자율성 높였다

입력 | 2024-12-26 03:00:00

한국산업인력공단
기업에 선채용된 후 학교에서 이론교육, 현장에서 실무 훈련
광운대-서정대 등 특화대학 5곳 선정… 지원금 체계도 간소화




광운대 일학습병행 훈련 모습.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고용노동부(장관 김문수)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이우영)은 지난 10월 ‘2025년 일학습병행 특화대학(KAP)’모집 공고를 발표하고 서류, 현장, 면접 심사를 거쳐 11월
5개 공동훈련센터를 선정했다.

일학습병행은 2014년부터 시작된 ‘한국식 도제제도’다. 독일이나 스위스 등의 ‘일터 기반 학습’을 우리나라에 맞게 설계한 직업훈련으로 누적 15만여 명이 참여했다. 일학습병행 훈련 참여자는 기업에 선채용된 후 학교에서 이론교육을 듣고 기업에서 현장 훈련을 받으며 학업과 취업을 병행하게 된다.

일학습병행 특화대학은 기존 참여 대학, 학생,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①훈련 내용에서 대학의 일반 교과및 기업 특화 과정도 일학습병행 훈련으로 인정해 대학·기업의 자율성을 강화했고 ②훈련 시간 규제를 완화했으며 ③이미 수강한 대학 교과목을 선이수 처리해 훈련 편의성도 제고했다. ④훈련비, 훈련장려금 등 다양한 명목의 지원금을 단일화하고 1인당 총액 지원으로 지원 방식도 간소화해 기업과 청년이 더 편리하게 실무형 인재를 양성해 나가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광운대, 명지대, 서정대, 순천향대, 경남대를 소개한다. 》



서정대 일학습병행 훈련 모습.

2016년부터 4년제 대학교 일학습병행(옛 IPP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온 광운대는 반도체장비개발 종목 등 올해 40명의 학습 근로자를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2025년부터는 마케팅전략기획, 광고홍보, 디스플레이개발 등 6개 종목을 운영할 예정이며 관련 교과 선이수 및 교과과정을 유연하게 조정하기 위해 자율전공(선택전공+심화전공) 제도를 도입했다.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커리큘럼 선택을 허용하고 자신만의 학습 경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학사 개편을 통해 산업 맞춤형 교육과 이론·실습 병행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기업이 원하는 직무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광운대는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배우고 융합적 사고를 함양하도록 지원해 다각형 인재를 양성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서정대 일학습병행 훈련 모습.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명지대는 2016년부터 4년제 대학교 일학습병행에 참여하며 첨단산업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80여 명을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2025년부터는 재학생 단계 훈련 유형을 특화대학으로 전환해 50명을 목표로 SW개발, 구조해석설계, 품질경영, SW테스트, 반도체재료개발 종목을 운영할 예정이다. 첨단산업아카데미 시범사업 종료 후 해당 훈련 종목을 특화대학으로 전환해 2027년에는 90명의 훈련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생-기업 매칭 시 일학습병행 사업 내용과 학습 기업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학습 근로자에게 OJT 전 기업체 견학 기회를 사전 제공해 기업을 충분히 탐색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명지대는 “학습 근로자들을 위해 일학습병행 전용 트랙으로 ‘산학협력융합전공’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기 현장 실습 참여 기업과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일학습병행 기업 발굴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5개 대학 중 전문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서정대가 선정됐다. 2020년 전문대 재학생단계 공동훈련센터로 선정돼 최근 3년간 성과평가 등급이 C등급 → S등급으로 상승할 정도로 훈련 운영에 열정을 쏟고 있다. 사회복지서비스, 헤어디자인, 자동차정비 등 5가지 종목을 운영할 예정이며 학교에서는 특화대학 전환을 위해 일학습병행 외부 평가와 사회복지사, 청소년지도사, 요양보호사 등 국가자격증 기반 교육 교과목으로 학사 개편을 진행해 현장 훈련(OJT), 사업장 외 훈련(Off-JT) 연계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학습 기업 발굴 프로세스를 구축해 학교와 산업체가 체결한 산학협력협약(MOU)을 기반으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예비 학습 기업을 모집할 계획이다. 서정대는 “향후 기업 맞춤형 종목과 연계해 사회복지사 등 전문 자격 중심으로 교과목을 개편하고 향후 자격 취득, 채용까지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순천향대는 의약품제조, 수질관리 등 16개 종목으로 제일 많은 훈련 종목을 운영할 예정이다. 학교가 자체 보유한 AR, VR, MR 장비, 드론, 시뮬레이터, 3D 프린터 등 장비와 창의융합교육센터 등을 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지난 7월 교육부의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사업 운영기관으로 선정돼 디스플레이 분야 기업 풀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 충남 지역 특화 산업인 디스플레이 부품 장비, 반도체 패키징, 탄소저감차, 그린바이오, 수소전지 분야의 총 1701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 홍보를 통해 학습 기업을 발굴할 예정이며 ‘찾아가는 일학습병행 설명회’를 통해 학습 근로자를 모집한다. 지원자에게는 기업 및 직무분석 기회를 제공해 취업 역량을 강화하도록 돕는다. 순천향대는 “충남 지역의 경제 성장 및 기업 인프라를 활용해 학생들이 선호하는 우량 기업을 지속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경남대는 경남 창원에 위치한 공동훈련센터로 2016년부터 4년제 대학교 일학습병행에 참여해 올해 30여 명의 학습 근로자를 대상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교육부의 첨단산업 인재양성 부트캠프 사업과 일학습병행 특화대학 사업 간 연계를 통해 훈련 인프라를 공유하고 반도체 분야 등 다양한 기업 풀과 학습 근로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W개발, 전자기기하드웨어개발, 전기설계 등 13개 종목 훈련 예정이며 타 대학과 다르게 비(非)NCS 과정인 기업 맞춤형 훈련 종목으로 운영해 기업 직무에 특화된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남대는 “PBL(문제 기반 학습) 방식 전면 적용으로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프로젝트 기반 학습을 통해 학습 근로자와 기업 중심 학습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우영 이사장은 “청년의 노동시장 조기 진입을 지원하기 위해 기존 일학습병행에서 자율성을 확대하고 규제를 완화한 일학습병행 특화대학을 마련했다. 기업과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wisdom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