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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자”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 힘찬 발걸음

입력 | 2024-12-26 03:00:00

[나눔, 다시 희망으로] 월드비전
자립준비청년으로 구성된 ‘낭만청년단’… 팀 이뤄 직접 프로그램 기획하고 협력
“협업과 연대의 가치 몸으로 느껴”
전인적 성장 지원하는 ‘꿈꾸는 아이들’… 유명 셰프와 만나 직접 요리 배우기도




낭만청년단 창업 지원 분야에 선정된 비즈공예팀 ‘블리즈’는 직접 제작한 공예품을 경주 진현동 마켓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판매했다. 월드비전 제공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 월드비전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설립해 전 세계 100여 개 나라에서 지역개발 사업, 긴급구호사업, 아동옹호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 아동·청소년이 사회의 보호와 지지를 받으며 주도적인 삶을 설계하고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동·청소년의 꿈을 이루도록 지원하는 ‘낭만청년단’과 ‘꿈꾸는 아이들’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낭만청년단
자립준비청년의 꿈을 현실로… 자립과 도전 지원하는 월드비전의 새로운 시도


“우리에게 낭만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낭만을 단순히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것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낭만청년단 워크숍에 참여한 김선영(가명, 24) 씨는 낭만을 이렇게 정의했다. 월드비전에서는 국내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주체가 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낭만청년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여의도 월드비전 본부에서는 낭만청년단 사업에 참여한 청년 30여 명이 서로의 목표와 협력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워크숍을 가졌다.

월드비전은 올해 자립준비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4∼5명이 팀을 이뤄 스스로 기획한 활동을 지원하는 낭만청년단을 모집했다. 낭만청년단 참여 청년은 기획자이자 참여자로서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성장을 직접 경험하고 자립을 향한 새로운 삶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낭만청년단은 △참여자가 원하는 주제를 자유롭게 정해 나만의 경험과 성장을 계획하고 △팀 내부가 가진 자원과 역량 및 월드비전이 연결하는 외부 자원을 활용하며 △정해진 기간 동안 스스로 설계한 경험 여정을 통해 성장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과정은 낭만청년단의 중요한 특징으로 청년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성장하며 자립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월드비전은 올해 진행된 낭만청년단의 성과와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분석해 앞으로 효과를 강화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낭만청년단 지원 분야는 △푸드트럭, 쇼핑몰 등과 같은 취업·창업 △자격증, 취업 준비를 위한 직업·진로 △해외 탐방과 같은 문화·예술 등 분야로 팀당 최대 2000만 원의 활동비가 지원됐다. 약 40팀이 신청했으며 서류 전형과 면접을 통해 △공간 창업 △애플리케이션 마케팅 △패션 창업 △비즈 공예 △취업 준비 △사회적 협동조합 등 총 10팀이 최종 선발돼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워크숍에 참여한 한 청년은 “혼자였다면 막막했을 아이디어가 팀원들과의 협업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낭만청년단을 통해 스스로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채우는 방법을 배웠다. 지금의 저를 만들어 준 큰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낭만청년단이 지향하는 가치인 협업과 연대를 실질적으로 경험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또한 박현지(가명, 25세) 씨는 “낭만은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며 자신의 프로젝트가 다른 자립준비청년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의 낭만을 사회적 가치와 연결시키도록 돕는다는 낭만청년단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

월드비전은 낭만청년단 프로젝트 외에도 전국 15곳의 자립지원 전담기관과 협력해 연간 2000명의 청년에게 6억 원 규모의 △주거비 △주거환경개선비 △생계비 △꿈지원비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국 자립준비청년들의 심리정서 지원을 위해 2023년도 ‘ME(미)확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메타버스를 통한 온라인 코칭 ‘멘붕탈출 : 메타버스 코칭’도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다각적인 지원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이 더 밝은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꿈꾸는 아이들
‘딤섬 여왕’ 정지선 셰프와 함께하는 꿈빈이의 중식 요리 도전기


정지선 셰프(왼쪽)와 꿈빈이가 함께 새우쇼마이를 만들고 있다.

“빠스를 만들어 셰프님께 드리고 싶었어요.” 긴장된 얼굴로 빠스를 만드는 꿈빈이(가명, 19세)의 손길이 분주하다. 요리사를 꿈꾸는 그는 중국요리를 배우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도움을 받기 위해 정지선 셰프를 만났다. 정 셰프와의 만남은 단순한 요리 코칭을 넘어 그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특별한 시간이 됐다.

월드비전의 ‘꿈꾸는 아이들’ 사업은 2012년에 시작됐다. 이 사업은 아이들이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의 꿈을 발견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초기에는 경제적 지원 중심에서 출발했으나 이후에는 심리·정서적 지원, 교육 및 진로 탐색, 문화·예술 프로그램 등으로 범위를 확장하며 아이들의 전인적인 성장을 지원하는 통합 모델로 발전했다. 꿈빈이와 정 셰프의 만남도 꿈꾸는 아이들 사업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성과다.

대학교 조리과에 재학 중인 꿈빈이는 고교 3년 동안 목표한 요리 관련 자격증(한식, 일식, 양식, 제빵, 바리스타 등)을 모두 취득하며 요리에 대한 열정을 증명했다. 올해에는 한 호텔에서 실습하며 경험을 쌓고 등록금도 스스로 마련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꿈빈이가 요리사의 꿈을 품게 된 계기는 중학교 때 TV를 통해 중식의 화려한 멋을 본 순간부터였다.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따뜻한 마음이 인생 목표가 됐고 이를 위해 특성화고 조리과에 진학했다.

재료를 손질하고 있는 꿈빈이.

꿈빈이와 정 셰프의 만남은 서로에게 특별한 시간이었다. 두 사람은 새우 쇼마이를 만들며 요리의 기본기와 정성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정 셰프는 “딤섬은 한입으로 먹었을 때 가장 맛있다”며 요리의 디테일과 철학을 전했고 꿈빈이는 자신이 만든 쇼마이를 먹으며 요리 과정을 떠올리며 배운 점을 되새겼다. 요리뿐만 아니라 셰프라는 직업에 대한 마음가짐도 강조됐다. 정 셰프는 “요리만 잘해서는 외식업을 할 수 없다. 마케팅, 경영, 심지어 영어까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끈기와 의지다. 버티는 힘이 결국 꿈을 이루게 한다”고 조언했다.

정 셰프는 꿈빈이에 대해 “요즘 시대에 보기 드문 친구”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끈기 있고 성실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지금처럼만 꾸준히 노력한다면 훗날 멋진 셰프로 성장할 것”이라며 꿈빈이의 앞날을 응원했다. 꿈빈이는 “정 셰프님께 요리뿐 아니라 마음가짐과 경력 관리에 대한 중요한 조언을 들었다”며 “요리사의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월드비전 꿈꾸는 아이들 사업은 꿈빈이처럼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지원과 동기를 제공하며 그들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정 셰프와 꿈빈이의 만남은 유튜브 채널 ‘꿈아이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