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12.8 뉴스1
내년 주요 건설사들의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 물량이 2000년 이후 최저치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공급 절벽’에 따른 시장 충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부동산R114가 25개 주요 시공사의 내년도 분양 물량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채(민간아파트 분양 기준·임대 포함)가 분양 예정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이후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0년(17만2670채)보다도 2만6000채 적다.
이번 통계에는 분양 계획이 최종 확정되지 않은 GS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물량 일부(1만1000여 채)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더해도 내년도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5만7000여 채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00년 이후 2010년,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분양 물량은 20만 채를 넘었다.
다만 수도권 쏠림 현상은 올해보다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도 수도권은 8만5840채(59%), 지방은 6만290채(41%) 분양이 예정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분양 중 수도권 비중은 2021년 40%를 저점으로, 2022년 43%, 2023년 56%, 2024년 57% 등으로 수년째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내년 입주 물량부터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부동산R114는 내년 전국에서 아파트 26만3330채(임대 포함)가 입주해 올해(36만4058채) 대비 2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 입주물량도 12만5382채로 올해(17만4559채)보다 28% 줄었다. 서울은 3만2339채로 올해(2만7877채)보다 다소 증가하지만 경기(7만405채)와 인천(2만2638채)이 각각 39.8%, 23.9% 감소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조사 대상인 25개 건설사의 분양 물량이 전체 민간 아파트 분양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며 “분양 물량은 2∼3년 이후 입주 물량이 되는데 분양 급감에 따라 입주 물량이 줄면서 주택 공급 시장에 쇼크를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