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만채서 내년 8만채로 예상 전국 분양물량도 25년새 최저로 “2026년 공급부족 심각해질 수도 빌라 등 신축늘려 수요 분산해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12.8 뉴스1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 계획 물량은 8만5840채로 조사됐다. 올해 12만6808채보다 32.3%(4만968채) 줄어든 수준이다. 25개 주요 건설사의 내년도 민간분양 물량(158개 사업장·임대 포함)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지역별로 내년 서울의 분양 물량은 2만1719채로 올해(2만6484) 대비 18.0%(4765채) 감소한다. 이는 2021년(8256채) 이후 최소다. 당시엔 2020년 7월 민간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영향으로 분양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물량이 전년(3만677채) 대비 73.1% 급감했다. 내년 경기와 인천의 분양 물량은 올해 대비 각각 35.7%(2만8075채), 37.5%(8128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내년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4만6130채로 집계됐다. 부동산R114가 통계를 발표한 2000년 이후 최소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22만2173채)보다는 34.2%(7만6043채) 감소한다. 사업 유형별로는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6만8973채(47%)고, 나머지 신규 개발 및 자체 사업 등이 7만7157채(53%)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10대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10만7612채로 올해(15만5892채)의 6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대 건설사 분양 실적이 당초 계획(15만5892채)의 77.3%(12만538채)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분양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주와 분양 물량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향후 서울 등 수도권 도심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12만5382채로 올해(17만4559채)보다 28% 줄어든다. 서울은 올해 입주가 지연된 물량이 더해지며 내년 입주량이 3만2339채로 올해(2만7877채)보다 16.0% 증가한다. 반면 경기(7만405채)와 인천(2만2638채)은 각각 39.8%, 23.9% 감소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26년부터는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공사 기간이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해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