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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 28% 주는데, 분양도 30% 넘게 감소”

입력 | 2024-12-26 03:00:00

올해 12만채서 내년 8만채로 예상
전국 분양물량도 25년새 최저로
“2026년 공급부족 심각해질 수도
빌라 등 신축늘려 수요 분산해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12.8 뉴스1

내년 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이 올해보다 30% 넘게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2, 3년 뒤 입주량을 가늠할 수 있는 분양 물량까지 줄어들면서 주택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민간 아파트 분양 계획 물량은 8만5840채로 조사됐다. 올해 12만6808채보다 32.3%(4만968채) 줄어든 수준이다. 25개 주요 건설사의 내년도 민간분양 물량(158개 사업장·임대 포함)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지역별로 내년 서울의 분양 물량은 2만1719채로 올해(2만6484) 대비 18.0%(4765채) 감소한다. 이는 2021년(8256채) 이후 최소다. 당시엔 2020년 7월 민간 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된 영향으로 분양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며 물량이 전년(3만677채) 대비 73.1% 급감했다. 내년 경기와 인천의 분양 물량은 올해 대비 각각 35.7%(2만8075채), 37.5%(8128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분양 물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건 고금리, 공사비 상승, 내수 부진 등으로 부동산 침체가 장기화된 영향이다. 건설사들이 신규 수주를 꺼리고 ‘옥석 가리기’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사업장 발굴보다는 기존에 수주한 물량을 소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전국으로 범위를 넓히면 내년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4만6130채로 집계됐다. 부동산R114가 통계를 발표한 2000년 이후 최소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22만2173채)보다는 34.2%(7만6043채) 감소한다. 사업 유형별로는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사업이 6만8973채(47%)고, 나머지 신규 개발 및 자체 사업 등이 7만7157채(53%)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10대 건설사의 아파트 분양 물량은 10만7612채로 올해(15만5892채)의 6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0대 건설사 분양 실적이 당초 계획(15만5892채)의 77.3%(12만538채)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실제 분양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주와 분양 물량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향후 서울 등 수도권 도심을 중심으로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수도권 입주 물량은 12만5382채로 올해(17만4559채)보다 28% 줄어든다. 서울은 올해 입주가 지연된 물량이 더해지며 내년 입주량이 3만2339채로 올해(2만7877채)보다 16.0% 증가한다. 반면 경기(7만405채)와 인천(2만2638채)은 각각 39.8%, 23.9% 감소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2026년부터는 공급 부족 문제가 심각해져 집값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공사 기간이 아파트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빌라나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 시장을 활성화해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