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 ‘0명’서 ‘5000명’ 주장까지 학원 N수 선행반 내달 문 여는데 의대 정원 예측 힘들어 선택 고민 재학생 숫자 올해보다 많아 더 치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는데 그에 따라 상위권대 자연계열 합격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희망 대학은 아니더라도 어디라도 붙은 대학에 등록은 해야 하나 생각 중입니다.”
한 고3 수험생은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규모에 따라 재수를 할지 여부가 달라질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2025학년도 수시모집 추가합격자 발표가 26일 마무리되는 가운데 올해 수험생 상당수가 N수(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것)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재학생 숫자는 올해보다 많아 치열한 입시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6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입시가 정상적으로 진행될지 아무도 자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니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은 재도전을 선뜻 결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의사단체 반대에도 강행했던 2000명 증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동력을 잃은 상태다. 각 대학은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1년 10개월 전 공개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올 4월 이미 2000명 증원이 반영된 2026학년도 시행계획을 공고했지만 이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의료계에선 내년도 의대 예과 1학년이 과거의 2.5배가 되는 걸 감안하면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교수도 24일 국회 토론회에서 “2026학년도에는 1500여 명을 선발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내년도에 올해(3091명)보다 1500여 명 늘어난 4610명을 선발하는 만큼 그만큼은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강경파에선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강행될 경우 2026학년도 의대는 모집을 정지하고 한 명도 뽑지 말아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 내년 황금돼지띠 수험생도 많아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수시모집에서 불합격했거나 정시를 노렸던 상위권 수험생 중 상당수는 31일부터 진행되는 정시원서 접수를 놓고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며 “안정 지원해서라도 올해 진학할지, 소신 지원을 하고 내년에 재도전할지를 고민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더구나 내년 고3은 2007년에 태어난 황금돼지띠로 수험생 규모도 많다. 당시 출생아 수가 49만7000여 명으로 올해 고3보다 4만5000여 명이나 많았던 만큼 더 치열한 입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2026학년도 모집인원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 4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변경 신청을 거쳐 5월 말까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권한대행 체제인 상황임을 감안하면 더 늦어질 수도 있는데 그때 N수 여부를 결정하기엔 너무 늦다는 고민도 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 N수는 보통 1년만 노리지 않고 길게 보는 경우가 많다. 2026학년도에 정원이 줄더라도 2027학년도에 다시 늘어난다는 것만 확실하면 N수를 결심하는 수험생도 있을 텐데 이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답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