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담화 직후 탄핵 절차 돌입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26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히자 즉각 탄핵 절차에 돌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2월 26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민주당이 발의한 한 대행 탄핵소추안은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민주당은 27일오후 열릴 본회의에서 탄핵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오후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이) 가장 적극적 권한인 거부권은 행사해 놓고 형식적 권한 행사인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다는 궤변을 늘어놨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탄핵안에서 한 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것과 △‘채해병·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한 점 △계엄 사태에 적극 가담한 점 △계엄 직후 당정 공동 국정운영 구상을 밝힌 점 △‘내란 상설특검’ 후보 추천 의뢰를 방기한 점 등을 탄핵 사유로 적시했다.
한 대행은 앞서 26일오후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하기 전까지 국회 추천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에 대한 임명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행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나라가 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전념하되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 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만약 불가피하게 이러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면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우리 헌정사에서 깨진 적 없는 관례”라고 임명 보류 배경을 설명했다.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0회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마은혁, 정계선, 조한창) 선출안’이 통과되고 있다. [뉴스1]
한편 26일오후국회 본회의에선 야당 주도로 마은혁, 정계선(이상 민주당 추천), 조한창(국민의힘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임명동의안이 통과됐다.국민의힘은 한 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김상욱·김예지·조경태‧한지아 의원만 표결에 참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한 대행에게 헌법재판관 임명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인사청문회에도 불참했다”며 “표결도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우정 주간동아 기자 frie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