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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항암제, 日서 70%대 점유율 안착… “출시한 모든 제품 순항”

입력 | 2024-12-26 22:40:00

‘현지 맞춤 전략·현지 당국 우호 정책’ 시너지
“아시아 핵심 시장서 독보적인 성과 이어져”
항암제 ‘허쥬마’ 지난달 일본 점유율 74%
항암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이어 포트폴리오↑




셀트리온 간판

셀트리온은 유방암·위암 치료제 ‘허쥬마(성분명 트라스투주맙)’가 아시아 핵심 시장인 일본에서 점유율 74%(11월 기준)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현지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허쥬마는 일본 시장에서 지난 2021년 2분기에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을 넘어섰다. 이후 3년 연속 선두자리를 유지하면서 현재 시장점유율 70%대에 안착했다. 경쟁 제품들과 격차를 벌리면서 일본 시장 내 압도적인 주력 제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일본 유방암 시장에서 90% 이상을 차지하는 3주 요법(의약품을 3주 간격으로 투약하는 방식) 허가를 획득하는 등 현지 시장 맞춤 경쟁력 확보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일본 당국의 우호적인 바이오시밀러 정책과 맞춤 판매 전략 및 마케팅 등도 점유율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일본에서 암 치료에는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으로 분류되는 일본식 포괄수가제(DPC, Diagnosis Procedure Combination)가 적용된다. 의사 진료와 수술, 입원, 의약품, 간병 등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항목의 비용을 묶어서 하나의 가격을 책정하는 형태의 의료비 지불 방식을 말한다. DPC 관련 의료비는 일본 정부가 결정하는데 병원 입장에선 보다 저렴한 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이 절감된 비용만큼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게 된다. 여기에 가격이 낮은 의약품 사용으로 정부 환급금이나 본인 부담금도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일본의 포괄수가제는 병원과 정부, 환자 등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이라는 평가다.

셀트리온 일본법인은 이러한 정책에 맞춰 의약품 처방에 영향력이 높은 주요 이해관계자(KOL)들을 대상으로 처방 선호도 증대와 네트워크 강화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고 한다. 현지 법인과 유통 파트너업체가 제품을 각각 판매하는 영업 전략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업체별로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유통 채널이 다른 만큼 개별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이를 통해 판매망을 보다 촘촘하게 형성하고 영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셀트리온 측은 설명했다.

셀트리온 허쥬마 제품 이미지

이러한 현지 맞춤 전략 효과는 후속 항암제로 출시한 전이성 직결장암 및 유방암 치료제 ‘베그젤마(베바시주맙)’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시장점유율이 전년보다 3배가량 오른 23%로 집계됐다. 셀트리온 베그젤마는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늦게 상업화된 항암제 후발주자로 분류되지만 출시 1년 만에 바이오시밀러 처방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본 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분야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셀트리온 간판 치료제인 ‘램시마(인플릭시맙)’는 현지 맞춤 판매 전략에 힘입어 39%의 점유율로 처방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고 셀트리온은 전했다.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도 후발주자로 출시된 핸디캡을 딛고 1년여 만에 8%의 점유율을 기록했는데 이 역시 동일 계열 바이오시밀러 처방 1위 기록이다. 일본 내 출시 제품 대부분이 호조를 보이면서 셀트리온 브랜드의 현지 시장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다.

셀트리온은 기존 제품들의 판매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제품들 역시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다는 목표다.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이어 알레르기 질환, 안 질환, 골 질환 등 신규 영역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시아 주요 시장인 일본에서 셀트리온만의 제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영업 전략, 우호적인 제도 기반 등이 복합적인 시너지를 발휘해 허쥬마를 비롯해 출시된 모든 제품들이 시장 공략에서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일본에 출시될 후속 제품들 역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판매 역량을 지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