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뉴스1
지난해 기준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 모아야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 전월세를 사는 세입자는 월 소득의 20%가량을 임대료로 지출했다.
국토교통부가 27일 공개한 ‘2023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는 13배(중간값 기준)로 조사됐다. PIR은 월급을 고스란히 모았을 때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6∼12월 전국 표본 6만1000 가구를 대상으로 면담 조사를 한 결과다.
임차인의 임대료 부담은 늘었다. 지난해 임차 가구의 월 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15.8%로 집계됐다. 서울 RIR은 22.7%로 소득 대비 임대료 지출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부산 16.9%, 경기 16.7%, 인천 16.5% 등 순으로 집계됐다.
주택 자가 보유율은 전국 기준 60.7%로 나타났다.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거주하고 있는 자가점유율은 전국 57.4%였다. 지난해 주택 점유 형태는 자가가 57.4%, 임차가 38.8%였다. 가구주로 독립한 후 생애 첫 집을 장만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7년으로 전년(7.4년) 대비 4개월 늘었다.
주택 보유에 관한 의식을 조사한 결과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87.3%로 전년보다 2.3%포인트 줄었다.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가 전체 응답자 중 40.6%로 전년 대비 3.0%포인트 늘었다. 필요한 지원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5.6%), ‘전세자금 대출지원’(24.6%), ‘월세보조금 지원’(11.0%),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7%) 순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청년(만 19세 이상~만 34세 이하) 가구의 81.1%가 전월세 집에 살고, 68.4%가 비아파트에 거주했다. 신혼부부는 46.4%가 자가에 거주했으며 아파트(73.9%)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고령 가구는 75.7%가 자기 집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유형은 아파트(45.4%)와 단독주택(40.8%)의 비율이 높았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