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초 대비 9.4% 떨어져 삼성전자 시총만 148조 증발 나스닥 33% 상승 등과 대조 고환율에 당분간 상승 어려울듯
올 한 해 국내 증시에서 250조 원이 넘는 금액이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는 가운데 한국 증시만 고꾸라지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1년 내내 이어진 결과다. 대장주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데다 하반기(7∼12월) 환율 상승과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 등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약 1997조 원, 코스닥은 334조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 28일)과 비교하면 각각 159조 원, 95조 원이 줄었다. 올 한 해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이탈한 시가총액이 254조 원에 달하는 셈이다. 이 중 삼성전자의 시총 감소액이 약 148조 원으로 전체 국내 증시 시총 감소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주가 지수도 1년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해 말 종가 기준 2,655.28이었던 코스피는 이달 27일까지 9.4% 하락해 2,404.77까지 내려왔다. 이 기간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6%, 나스닥 지수는 33.4% 올랐다. 일본 닛케이 지수도 올 들어 20% 넘게 오르며 27일 40,281에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연말 특수가 사라졌다”며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면서 성장이 둔화하고 국가 신인도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