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여성회 “젠더폭력, 엄중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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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당일 또래 여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은 A (16)군이 피해 여학생이 다른 이성을 만나는 게 싫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경남경찰청은 지난 25일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입구에서 또래 여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10대 A군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군은 피해자에 대해 “남자 친구가 생긴 것 같았고, 자신 외에 다른 이성과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게 너무 싫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A 군은 올해 들어 연락이 줄어든 B 양에게 불만을 품고 수개월 동안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군은 4월과 9월 그가 범행에 사용할 흉기를 온라인에서 구매한 것이 확인됐다. 그가 범행 이후 분신을 시도하고자 휘발유를 챙긴 사실도 드러났다.
A 군은 자신이 사는 강원도 원주에서부터 B 양이 사는 사천까지 버스를 이동했다. 이후 B 양이 사는 아파트 근처에서 기다리다가 ‘줄 게 있다’며 집 밖으로 B 양을 불러낸 후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두 사람은 SNS에서 연락을 주고받았으나 실제로 만난 것은 사건 당일이 처음인 것으로 확인됐다.
B 양은 목과 복부 여러 곳에 자상을 입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 군도 범행 이후 자해를 시도해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한 이후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A 군의 심리 분석, 휴대전화 포렌식, 정신질환 이력 등에 대한 보강 수사를 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단체들은 “가해자의 범죄 이유와 정신병력을 물을 필요도 없는 명백한 여성 살인 사건”이라며 “법률 제정 등 젠더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피의자를 엄중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최강주 동아닷컴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