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방콕대 페이스북
전남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태국인 승객 2명이 사망한 가운데 태국 현지에서 이들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각) 태국 매체 ‘카오소드(KhaoSod)’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희생된 태국인 승객 2명 중 한명인 A 씨는 방콕대학교 4학년 학생이다. 고인은 생전 승무원이 되길 꿈꿨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살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사고 여객기에 탔다가 변을 당했다. A 씨의 어머니는 딸 A 씨를 데리러 무안국제공항에 나와 있다가 공항에서 사고 소식을 전해 들었다.
또 다른 태국인 희생자 B 씨(45)는 한국인 남편과 함께 태국을 방문했다가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B 씨의 남편은 먼저 귀국한 상황이었다.
B 씨의 아버지(77)는 “사고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중 딸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 받아 기절할 뻔했다. 뉴스로 보던 사고를 당하는 것이 내 딸일 거라고 생각도 못 했다. 소식을 듣고는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었다”고 매체에 전했다.
이어 “세 자녀가 모두 해외에서 일하는데 B는 그중 막내다. 딸은 7년 정도 한국에서 합법적으로 일했고 한국인 남편을 만나 매년 한 번 고향을 찾았다. 개인 사정으로 딸을 데려다주지 못했는데 아마 그것이 서운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딸이 이번에 방문했을 때 1만 밧화(약 43만 원)를 마을 상조회 비용으로 쓰라며 건넸다. 이 돈이 마지막 돈이 될 줄도 몰랐고, 이렇게 빠르게 쓰일 줄도 전혀 몰랐다”면서 “딸의 장례를 태국 종교의식에 따라 치러주고 싶다. 마지막으로 딸의 얼굴을 보고 싶다”고 했다.
앞서 29일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제주항공 7C2216편은 착륙 도중 랜딩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이탈해 공항 외벽과 충돌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탑승한 상태였다. 태국인 승객 2명 외 탑승자 모두 한국인이었으며, 구조된 승무원 2명 외 179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