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드 정권과 차별화… 美에 손짓 “선거 치르려면 최장 4년 걸릴 것”
샤라는 29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치르기에 앞서 새 헌법을 제정해야 하고 유권자 파악을 위해 인구조사를 해야 한다”며 “새 헌법 제정까지는 3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집권한 과도정부가 선거 일정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샤라는 내년 3월을 과도정부의 통치 기한이라고 밝힌 가운데 ‘국민대화회의’를 활성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회의체는 여러 정파가 모인 연석회의로, 과도 의회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다종교·다민족 국가인) 시리아의 모든 대표자들이 참석할 것”이라며 “법 제정과 정부 구성 등을 맡고 선거 또한 감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리아 국민이 근본적 변화를 체감하려면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돈뭉치 들고 가스 사러 온 시리아 주민 28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한 남성이 가스를 사기 위해 돈을 들고 서 있다. 다마스쿠스=AP 뉴시스
아사드 정권 시절 시리아에 개입해 왔던 이란에 대해 “이란 정부는 역내 정책과 간섭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은 기존 아사드 정권과의 차별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사드 정권을 내쫓을 때 이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이란이 긍정적인 제스처로 화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란과 더불어 아사드 정권을 도운 러시아에 대해서도 “세계 2위 강대국으로 시리아와 전략적 이해관계가 있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떠나 양국 관계가 훼손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샤라는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태어나 7세까지 거주한 인연을 소개하면서 “사우디는 시리아의 미래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사우디는 시리아에서 막대한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