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토부 “사고 4분전 신호가 유일 교신 불능 원인 알 수 없는 상황”
30일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동체 착륙을 시도하다 충돌 후 폭발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흔적과 잔해가 남아 있다. 무안=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4분 전 사고 여객기 기장이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 충돌)로 인한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고 관제탑에 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후 갑자기 관제사와 기장 간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3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기장이 조류 충돌로 인한 비상을 선언하고 복행했다”며 “당시 기장이 보낸 신호가 처음이자 유일한 충돌 신호”라고 밝혔다. 이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들이 사고 당일 무안공항 관제탑과 조종사 간 교신 자료를 기반으로 관제사 2명을 면담해 확인한 것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 기장이 비상을 선언한 건 사고 당일 오전 8시 59분이었다. 무안공항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을 조심하라’고 경고한 지 2분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통상 비상선언 이후 관제사와 기장 간 교신을 해야 하는데 이런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기장이 소통 불가능한 상황에 처했는지 또는 교신 장비에 문제가 있었는지 명확한 조사가 필요한 대목이다.
국토부는 블랙박스 분석 등 사고 조사는 미국 교통위원회(NTSB)와 여객기 제조사인 보잉과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