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청약 경기 침체 양상이 이어지면서 청약 신청을 받은 세대 중 절반 이상이 1순위 마감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의 2020~2024년 민간 분양아파트를 조사한 결과 올해 일반공급(특별공급 제외)한 11만 5102가구 중 45.5%인 5만 2403가구만 1순위에서 마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대비 30%p 가까이 감소한 수치로 최근 5년내 가장 낮은 1순위 마감 비율이다. 1순위 마감은 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넘는 것을 말한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에 1순위 마감 비 율이 가장 높았다. 2020년에는 일반공급 총 15만 9789가구 중 76.3%인 12만여 가구가 1순위에서 모집세대를 모두 채웠다. 2021년 75.0%로 다소 낮아졌다가 고금리 기조와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시장이 불안했던 2022년에는 1순위 마감 비율이 50.6%까지 급락했다. 이후 2023년에 소폭 회복세를 보였으나, 올해는 다시 큰 폭으로 감소하며 공급세대 중 45.5%만 1순위에서 모집세대를 채웠다.
최근에는 1군 대형 건설사들도 미달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건설이 11월 대구에서 공급한 ‘상인 푸르지오 센터파크’와 인천 미추홀구의 ‘인하대역 푸르지오 에듀포레’는 각 0.03대 1과 0.52대 1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에 실패했다. 여기에 이달 경기도 평택시 장안동에서 분양한 ‘브레인시티 푸르지오’도 6개 주택형 중 5개 타입이 1순위에서 미달됐다.
‘e편한세상’과 ‘롯데캐슬’도 마찬가지다. 11월 롯데건설이 울산광역시에서 공급한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와 DL이엔씨의 ‘e편한세상 동인천 베어프런트’는 각 0.39대 1과 0.34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그리고 12월에 부산 서구에서 공급한 ‘e편한세상 송도 더퍼스트비치’ 역시 189세대 모집에 53명만 1순위 청약을 하는 등 심각한 미달 사태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96.2%라는 높은 1순위 마감률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였다. 올해 서울에서 일반공급한 5261세대 중 ‘포제스 한강’과 ‘서울원 아이파크’의 일부 대형 타입과 ‘연신내 양우내안애 퍼스티지’ 74A 타입을 제외하고는 모든 단지가 1순위에서 모집세대를 채웠다. 그 뒤로는 경북이 일반공급 2062세대 중 82.3%를 1순위에 마감했고, 충북(73.0%), 제주(72.7%), 충남(58.4%), 대전(53.2%), 전북(51.8%)이 1순위 마감 비율 절반을 넘겼다.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