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 가정의 기둥은 아빠일까 엄마일까.
‘정신적 부담’(mental load)을 기준으로 한다면 엄마다. 한 가정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부담의 71%를 엄마가 짊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인지적 가사 노동’이라고도 부르는 정신적 부담이란 가족생활이 원활히 돌아가는 데 필요한 사고 과정을 말한다. 일정 관리, 계획 세우기, 업무 조직화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불균형은 일 년 내내 발생한다.
엄마와 아빠는 역할이 다르다.
엄마는 청소와 육아 등 일상 업무의 79%를 떠맡아 아빠(37%)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일을 한다.
반면 아빠는 재정이나 집수리 같은 일시적인 일(65%)에 집중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엄마의 비중 또한 53%로 상당히 높아 노력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쪽 모두 자신의 기여도를 과대평가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빠 쪽이 이런 경향이 더욱 심했다.
싱글 맘과 싱글 대디 같은 한 부모는 모든 부담을 홀로 짊어지며, 특히 싱글 대디는 배우자가 있는 아빠들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한다.
정신적 부담의 성별 격차는 여성의 직장 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갤럽조사에 따르면 일하는 엄마(워킹 맘)들은 아빠들보다 두 배 더 자주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직장을 떠나는 것을 고려한다. 이는 부모로서의 책임 때문이다.
연구진은 미국에 거주하는 부모 3000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책임 저자인 배스대 아나 카탈라노 위크스 박사는 “이러한 부담은 스트레스, 번 아웃(심신이 극도로 지쳐 더 이상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을 초래할 수 있으며 여성의 경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불만이 쌓여 부부 간 긴장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우리의 연구가 정신적 부담을 더 공정하게 나누는 대화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 이는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