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3월23일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의 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뒤 경찰관들에게 이끌려 나오고 있다. 포드고리차=AP 뉴시스
가상화폐 루나·테라 가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결국 미국으로 송환됐다.
몬테네그로 현지 매체인 비예스티는 “몬테네그로 현지 경찰이 31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 두 나라에서 수배 중인 권도형이 오늘 포드고리차 공항 국경 검문소에서 특수경찰의 지원을 받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에게 인도됐다”고 보도했다.
몬테네그로 정부는 나흘 전인 27일 권 씨의 미국 송환을 결정한 바 있다.
한국은 여러 범죄를 저질러도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에 1.5배를 가중하는 ‘가중주의’를 택하고 있지만 미국은 각 범죄의 형량을 제한 없이 합산하여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권 씨의 미국 선고 형량이 100년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 씨는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 뒤 법망을 피해 국경을 넘어 도망다니다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이후 한국과 미국이 범죄인 인도를 받기 위해 경쟁해 왔다.
권 씨는 한국에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미국에서도 상품사기, 시세 조작, 증권사기 등 8개 혐의로 이미 기소된 바 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