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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2024년 한 해 한은에서 총 173조 원을 84차례에 걸쳐 일시 차입했다. 연간 누적 대출 규모로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액수다. 직전 최대치인 2023년의 117조6000억 원보다도 47% 불어났다. 차입 횟수 역시 2023년(64회)보다 20차례 더 많았다.
정부는 지난해 10월에만 10차례에 걸쳐 15조4000억 원을 일시 차입했고, 지난해 12월 30일과 31일에도 2조5000억 원씩 5조 원을 추가로 빌렸다. 지난해 빌린 173조 원 중 1조 원은 아직 갚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도 2092억 원에 달한다.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로, 2023년 연간 이자액(1506억 원)을 크게 웃돌았다.
정부의 차입이 늘어난 것은 기업 실적 부진과 경기 둔화 등으로 202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11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누계 국세수입은 315조7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5000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세입예산 대비 진도율은 86.0%로 집계됐다. 정부가 예상한 국세 수입(367조3000억 원)의 86%가량을 걷는 데 그쳤다는 의미다. 저조한 기업 실적으로 법인세(60조2000억 원)가 1년 전보다 17조8000억 원 덜 걷힌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임 의원은 “일시 차입이 감세 정책과 경기 둔화로 인해 만성적인 대규모 자금 조달 수단으로 실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