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가 벌어진 지난해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있는 사고 여객기 뒤편으로 철새들이 떼지어 날고 있다. 무안=뉴시스
무안국제공항이 공시한 조류충돌예방위원회 위원명단에 사실상 10년도 넘게 활동을 중단한 위원들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참사 열흘 전 열렸던 위원회에 제주항공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대책 마련을 위한 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무안공항은 지난해 1월 개정 공항운영규정을 공시했다. 여기에는 공항 내 관계 기관, 취항사, 야생동물 관련 협회 등 위원 명단이 담겼다.
위원으로 기재된 대한수렵협회(현 야생생물관리협회) 광주전남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위원이 아니다”며 “위원으로 참여한 건 약 15년 전 얘기”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 이름은 2012년 ‘야생생물관리협회’로 개칭됐는데 명단에 예전 이름으로 쓰여 있는 것부터 의문”이라고 했다.
역시 위원으로 기재된 중국동방항공 관계자는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무안공항에 운항을 못해 배치된 인력 자체가 없다”며 “임대 사무실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사실상 위원회 활동을 안 했다는 것이다.
공사는 당시 인력, 탐지 인프라 등을 배우러 2014년 10월 5박 7일간 캐나다, 미국을 방문해 공항을 둘러봤다.
공사는 보고서에 “밴쿠버 국제공항에서는 항공기-조류 충돌 방지를 위한 조류생태 및 퇴치 전문가 25명 근무”, “빅토리아 국제공항 자체 내에서 항공기-조류 충돌을 포함한 공항안전에 대한 프로그램을 완성” 등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10년 뒤 무안 제주항공 참사 당시 무안공항에는 조류 탐지 장비도 없었고 야외 근무자는 1명뿐이었다.
무안=최원영 기자 o0@donga.com
무안=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