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5.1.2/뉴스1 ⓒ News1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을 향한 편지에 대해 “당이 공식적 입장을 낼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에 대해서도 “당의 공식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고 했다. 당초 체포영장 발부를 비판했던 국민의힘 지도부가 윤 대통령과의 거리두기를 본격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에선 윤 대통령을 향해 “강성 지지층을 선동해 국민을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2일 당 비상대책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편지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법 집행에는 대통령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예외가 있을 수 없다”며 “양극단으로 진영이 갈려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기 때문에 (편지 발송 등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편지에 대해 논의하면서 “국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 후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메시지를 내는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데 부담을 갖는 기류다.
당 투톱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편지에 대해 말을 아꼈다. 권 비대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신 수석대변인 통해 얘기가 나갔다”며 “말을 줄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은 체포영장 발부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도 “현직 대통령 구금 시도는 수사 방법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었다. 한 재선 의원은 “윤 대통령의 편지를 보고 대통령에 대한 일말의 이해와 기대도 접은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과 완전히 절연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탄핵에 찬성했던 김상욱 의원은 윤 대통령을 겨냥해 “혹세무민하고 대중들 뒤에 숨어서 비겁한 행동과 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참 부끄러운 대통령으로 역사가 마지막까지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