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재판소장 대행 등 헌법재판관들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조한창·정계선 헌법재판관 취임식’이 끝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복형, 정정미, 이미선, 조한창 헌법재판관, 문형배 대행, 정계선, 김형두, 정형식 헌법재판관.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헌재는 종전 ‘6인 재판관 체제’에서 ‘8인 재판관 체제’가 돼 심리정족수(7명) 부담을 해소하면서 향후 각종 심판사건의 심리와 선고를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됐다.
● 신임 재판관들 “치우치지 않고 난국 수습할 것”
조 재판관은 심판 방향과 관련해 “대한민국 헌법이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는 권력의 자의적 지배를 배격하는 법치주의를 통해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며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겠다”고 했다. 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재 재판관 알비 삭스의 책 ‘블루 드레스’를 인용하며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라는 문구를 마음에 깊이 새기겠다”고 덧붙엿다.
정 재판관은 헌재를 격랑 위에 떠있는 상황으로 진단했다. 그는 “헌재는 지금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하는 헌재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심리에 나서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두 재판관은 2030년 12월 31일까지 6년간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 신임재판관, 즉시 사건 투입
두 재판관은 취임과 동시에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심리 중인 전원재판부에 합류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신임 재판관들은 바로 사건에 투입되어 (사건을)심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은 2차 변론준비기일에서 판사 체포 등 비상계엄 당시 사법부를 상대로 한 조처 등을 탄핵심판 쟁점으로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계엄 당시 특정 전현직 법관들이 체포명단에 포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라는 헌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취지다.
한편 헌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서울서부지법에 신청해 발부받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과 관련해 제기된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에 대해 심판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부터 종합적으로 따져보기로 했다. 천 공보관은 “(헌재가 판단하는) 통상의 적법 요건은 청구인 적격 등 모든 적법성을 고려하게 된다”며 “그 검토부터 선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