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날에 이어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3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휴가나온 군인들이 복귀하고 있다. 2022.11.03. 서울=뉴시스
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던 군인이 기차역에서 사기꾼에게 30만원을 뜯겼다고 토로했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군인인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휴가 복귀 날이었던 전날 오후 7시경 부산에서 출발해 수원역에 내렸다.
A 씨는 고등학생 시절 교통비가 없을 때 돈을 빌려준 어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낯선 이의 부탁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는 남성에게 “15만원이면 되겠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성은 “턱도 없다. 비행깃값이면 30만원은 든다”고 답했다.
이에 A 씨는 계좌번호, 연락처와 함께 수중에 있던 현금 30만원을 남성에게 건넸다. 부모가 휴가 나온 아들의 손에 쥐여준 돈과 교통비였다.
A 씨는 “꼭 집에 잘 들어가시고 연락 달라”고 말한 뒤 남성과 헤어졌다.
A 씨는 “CCTV가 있는 역에서 전투복을 입은 병사인 제게 이런 사기를 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한 게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문자로 신고했지만, 고소를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고소 하려면 외출이나 휴가가 필요한 상황. 하지만 A 씨는 “일병에 할당된 휴가를 모두 소진했고, 외출 외박이 불가능한 부대에 있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군인이라서 신고해도 늦게 처리되겠다 싶었나 보다. 현금 꺼내기 전에 ATM기기 위치까지 꿰고 있더라. 그때 알아야 했다. 지금 보면 내가 멍청했다. 당시엔 왜 사기라는 게 안 보였을까. 20살의 마지막 날이 이렇게 돼버릴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