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 구성에 참여하는 석동현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3일 공수처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자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 같이 맹비난했다.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이 소환 요구를 거부한데 이어 이번엔 체포영장 발부 과정을 문제 삼아 관저 농성에 들어간 것. 하지만 검찰총장 출신으로 성역 없는 ‘공정한 수사’를 강조했던 윤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에게 편지를 보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주장한 데 이어 경호처 등을 동원해 수사 협조를 거부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대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부장검사 등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8시 30분 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검문소에 진입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 중이다. 2024.1.3 뉴스1
윤 대통령은 국회의 첫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둔 지난달 7일 대국민 담화에선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을 향한 수사가 본격화되자 “불법 체포영장”이라고 주장하며 조사를 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1일에도 관저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극우 유튜버와 지지층에 편지를 보내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임박하자 강성 지지층에 자신을 지켜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 윤 대통령 측 배진한 변호사도 이날 헌재 탄핵심판 두 번째 변론준비기일에서 “대통령이 고립된 약자가 됐다. (대통령 측에서) 한 마디만 나가면 난도질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체포 영장 집행 계속 막을 것”
공수처 수사관들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윤석열 대통령 관저 앞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하기 위해 관저로 향하고 있다. 2025.01.03. 20 뉴시스
이런 가운데 공수처는 1일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에게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정 비서실장은 “경호처에 대한 지휘감독권이 없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시점에 경호처에 대한 지휘권한은 경호처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법꾸라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탄핵에 찬성했던 김상욱 의원은 3일 통화에서 “대통령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알량한 법률 지식으로 비겁하게 숨은 것”이라며 “대통령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수사받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