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불발] 영장집행 과정 경호처 지시 안들어 경호처 “무단 침입 법적 조치할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3일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관저 경호에 투입된 군과 경찰이 진입로를 열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경호 인력 투입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관저 진입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관저 외곽 경비를 맡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소속 55경비단은 영장 집행에 협조해 공수처 관계자들에게 길을 열어줬다.
군 소식통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차관)이 체포영장이 집행되면 물리적 충돌이 없게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군 병력들이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공수처 관계자들에게 사실상 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경찰 소속 101·202경비단 역시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경호처의 지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박 경호처장이 ‘경찰 경호부대가 움직이지 않으니 빨리 투입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최 권한대행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경호 협조를 요청했지만 경찰은 이를 듣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법과 원칙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한편 경호처는 이날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대해 “법적 근거도 없이 경찰 기동대를 동원했다”며 “법적 조치를 통해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