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의 승리’ 중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이런 시도에도 불구하고 지방소멸의 흐름을 바꾸는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도시의 힘은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도시 발전의 기본 원리를 거스르기 때문이다. 기존 거주민이 스스로 자생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하는 대신 비효율적인 인프라 건설을 통해, 지역별 특성은 간과한 채 외부인의 인위적 이주를 통해 지방소멸을 해결하려 하니 결과를 내기 어렵다.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를 살펴보자. 주변 지역과 시너지를 내기 어려운 공기업 이전과 인프라 건설에 최소 1조4000억 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 비용을 지역 대학의 교육의 질을 높이고 광주·전남에 특화된 산업에 종사할 인력을 육성해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끄는 데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미분양이 뻔한 상가나 아파트 건축 대신 연남동과 같은 핫플레이스 발굴에 투자해 청년세대가 지역에 정을 붙일 수 있게끔 노력했으면 어땠을까.
도시는 결국 사람에 의해 유지되고, 발전된다. 산업이 발전하고 문화가 다원화돼야 도시는 성장하며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주민이 자생하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