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용현 전 국방장관 공소장에 적시
지난달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04 서울=뉴시스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구속기소하면서 계엄 당일 군이 실탄 5만 7735발이 동원됐다는 사실을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측은 계엄군이 무장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주장해왔지만, 검찰은 군 병력이 실제 실탄을 소지하거나 즉시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놓은 증거를 다수 확보해 공소장에 포함시켰다.
● 檢 “계엄 때 실탄 5만 7735발 동원”
5일 동아일보가 확보한 A4용지 83쪽 분량의 김 전 장관의 공소장에는 계엄군이 12·3 비상계엄 당시 소총·권총 등과 함께 실탄을 챙겨 국회로 출동한 구체적인 상황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곽종근 특수전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특수작전항공단은 계엄이 선포된 이후인 오후 11시 57분경 헬기 12대에 소총용 실탄 960발, 권총용 실탄 960발 등을 적재하고 국회로 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시 사용할 추가 실탄 5만400발을 수송차량에 싣고 즉시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도 했다.
● 이재명 체포조 가장 먼저 움직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감금하기 위해 국군방첩사령부 수사단 5명으로 구성된 체포조가 꾸려졌던 사실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방첩사는 계엄 당일 국회의원 등 유명 인사 10여 명을 체포 및 구금하기 위해 ‘체포조’를 운영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방첩사가 수사관 5명을 1팀으로 구성해 ‘이재명 체포조’로 지명한 뒤 “국회로 가서 경찰과 합류하라”고 지시했다고 봤다. 공소장에 따르면 4일 오전 12시 25분경 이재명 체포조가 움직이고 이후 오전 1시 5분경까지 10개팀, 총 49명의 수사관이 국회로 출동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2024.10.15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공소장에 尹 141회 언급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경찰의 국회 출입 통제도 윤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김봉식 서울청장은 국회의원들의 항의에 대해 보고 받고, 참모들을 모아 법률검토를 한 뒤 일시적으로 국회의원 등의 출입을 허용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에 대해 알려주라”고 지시하면서 출입은 다시 제한됐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소집한 국무회의의 정족수가 채워지기 전, 먼저 온 국무위원들의 만류에도 “국무회의 심의를 했고 (계엄) 발표를 해야 하니 나는 간다”고 말한 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은 최종적으로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이 공모하여 국회를 봉쇄하고 선관위를 장악하며, 관계자들을 체포 및 구금 하려고 시도하는 등 국헌 문란의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결론 내렸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방첩사가 선관위 전산을 탈취하려는 시도도 파악됐다. 검찰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이 선관위로 방첩사 수사관을 보낸 뒤,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요구안 의결이 임박하자 “전산센터를 통제하고 서버를 카피해라. 카피가 어려우면 서버 자체를 떼어와라”로 지시한 사실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