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외항사 항공기 오른쪽 엔진 마비… 수리 가능한 인천공항에 착륙 무안공항 관제량, 여수-울산의 3배… 관제사 수는 비슷, 업무 과다 논란
5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11월 12일 오전 6시경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외국계 항공사의 항공기의 오른쪽 엔진에 큰 새 한 마리가 충돌했다. 새의 크기가 매우 컸던 탓에 항공기 오른쪽 엔진이 완전히 기능을 상실하고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항공기는 같은 날 오전 2시경 동남아시아 한 도시에서 이륙해 오전 7시경 무안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당시 조종사는 항공기가 새와 부딪힌 사실을 인식했지만 관련 장치에서는 경고음이 들어오지 않았다. 조종사는 선회를 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엔진 마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종사는 다행히 왼쪽 엔진이 정상 작동되는 것을 확인하고, 항공기 수리가 가능한 인천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항공기에는 승객 100여 명이 탑승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승객들은 A항공사와 여행사에 “무안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에 착륙했으니 보상을 해 달라”고 항의했다.
30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 전날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여객기의 잔해와 동체 착륙의 흔적이 남아 있다. 2024.12.30 무안=뉴시스
한편, 무안공항의 관제 업무 수행량(관제량)은 다른 중소 공항 대비 3배 가까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이 없어 활주로에 고추나 말리던 공항’이라고 불리며 활주로 연장 예산 확보조차 어려웠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2023년 무안공항 관제탑의 관제량은 4만538대로, 하루 평균 111대에 대한 관제 업무를 수행했다. 이는 다른 지방공항인 △양양 관제탑(1만9078대) △여수 관제탑(1만4710대) △울산 관제탑(1만2820대)보다 많았다. 반면 무안공항 관제사 수는 다른 공항과 비슷한 규모로 ‘과다 업무’ 논란이 제기됐다. 앞서 사고 당일 무안공항 조류퇴치반 근무 인원은 1명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근무 인원들은 그날 사고 상황을 알지 못했고, 조류 퇴치를 위한 출동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무안공항 조류 퇴치 전담 인원은 4명으로 3조 2교대 근무를 한다. 김포공항 23명, 제주공항 20명, 김해공항 16명과 비교하면 인력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무안=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무안=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