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AP 뉴시스
이시바 총리는 이날 연두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의 불허 조치와 관련해) 향후 미일 간 투자에 대해 우려가 크다는 게 유감스럽게도 사실”이라며 “(일본의) 우려가 있다는 것을 불식시키고 이에 대한 대응을 미국 정부에 강하게 요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이어 “왜 (미국이 일본에 대해) 안보 우려가 있는지에 (미국이)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진전시킬 수 없다. 아무리 동맹국이라도 향후 관계에 대해서는”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를 대표하는 총리가 미국 정부에 대해 이 정도로 정면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이다.
그는 “우리는 적절하게 심사받을 권리가 있다. 지금까지 심사 경위와 미국 정부의 판단은 매우 적절하게 심사된 것이 아니다”라며 반발했다. 일본제철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대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미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US스틸 사업장. AP 뉴시스
일본에서는 미 백악관이 해당 성명을 발표하면서 일본제철과 무관한 중국계 기업 명칭이 표기돼 있던 것에도 문제로 삼고 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3일 오전 기자들에게 e메일로 성명을 보내면서 “마인원 클라우드 컴퓨팅 인베스트먼트의 특정 부동산 취득에 관한 명령”이라는 제목을 붙이며 일본제철 인수 불허 내용을 담았다.
이 제목은 백악관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성명 제목이다. 중국계 가상화폐 기업 ‘마인원’사는 당시 미 와이오밍주 토지를 취득했는데, 미 정부는 이 곳이 미 공군 시절 근처에 있어 안보상 문제가 있다며 취득 금지를 명령했다. 아사히신문은 “백악관 담당자가 일본제철 인수 금지 명령문을 작성하면서 이전 발표문을 참고하거나 밑바탕으로 삼는 과정에서 제목을 잘못 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