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大 공동 차세대 금속 물질 첫 개발 ‘비정질 준금속’ 나노박막 실험 입증해 내 ‘사이언스’ 1월호 게재, 미래반도체 원천기술 기대
오일권 교수팀. 아주대 제공
아주대는 오 교수 등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팀이 반도체 배선 물질로 사용되는 극 초박막에서 비저항이 작아지는 차세대 금속 물질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위상 준금속 물질은 박막의 두께가 줄어듦에 따라 비저항이 증가하는 기존 금속들과는 반대로, 비저항도 급격히 줄어드는 특성을 보인다.
오일권 교수팀 개발 물질을 적용한 반도체 소자. 아주대 제공
반도체의 주요 공정 중 하나인 금속 배선(Metallization)은 반도체 칩 안에 있는 단위 트랜지스터 소재를 연결하는 공정이다. 마치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과 마을, 집과 집 곳곳을 연결하는 도로와 같아, 몇 ㎝ 수준의 반도체 칩 한 개에 100㎞에 달하는 금속 배선 물질이 사용된다. 이 금속을 통해 전자가 흘러 정보를 저장하거나 연산해 하나의 칩으로 구동된다.
오일권 교수팀. 아주대 제공
반도체의 금속 배선 물질로 주로 사용되어 온 구리(Cu)뿐 아니라 최근 구리를 대체하는 물질로 제시되어 온 몰리브데넘(Mo), 루테늄(Ru) 등의 물질 역시 한계를 보인다. 이 물질 역시 특정 두께 이하에서는 비저항이 급격히 증가하는 특성이 있어, 당장은 구리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해도, 결국에는 또 다른 신물질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정 물질을 새로 반도체 공정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수백억 원에서 수조 원 단위의 투자금이 소요되기에 월등한 성능을 가진 물질에 대한 수요가 높을 수밖에 없다.
오일권 교수팀. 아주대 제공
대부분 금속의 경우 비정질이 아닌 결정질 형태가 전자를 수송하기에 쉽고 비저항도 훨씬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반도체 배선 공정에서도 다결정 형태의 금속 박막을 이용하고 있다. 비정질을 결정질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금속 박막을 증착한 후, 고온에서의 열처리 후속 공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주대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물질은 비정질 물질로 별도의 고온 공정이 필요하지 않다. 새로운 준금속 물질은 적은 비용으로 쉽게 구현할 수 있는 비정질 형태이며 저온 공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반도체 배선 물질에 실제 활용하기 위해 가장 큰 문제가 되는 두 산을 넘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오일권 아주대 교수
오 교수는 “과학자로서 ‘왜?’라는 호기심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분야 연구를 이어왔다”라며 “그동안 시도된 적 없는 연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물질에 대해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입증해 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확보한 신개념 금속 물질은 한계에 직면한 미래 반도체 기술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라며 “미래 반도체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원천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응용 가능성이 무한하다”라고 덧붙였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