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등 韓소비자 호응 얻자
샤오미, 지사 세우고 온라인몰 오픈
BYD 전기차-TCL TV도 진출 공식화
생필품 소매점 미니소는 다시 ‘노크’
새해에도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TV나 로봇청소기 등의 시장에서 단순 가성비를 넘어 제품 기술력 측면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자 아예 지사나 전용 매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이다.
● 샤오미 한국 지사 설립 “신제품 대거 공개”중국 전자 기업 샤오미는 이달 한국 지사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에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한다고 6일 발표했다. 15일에는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을 비롯해 웨어러블, TV, 로봇청소기, 보조배터리까지 5개 카테고리의 스마트 디바이스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샤오미 측은 이날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구성해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스마트폰 시리즈에는 기존 가성비 모델로 유명한 ‘레드미노트 14’ 외에도 최신 프리미엄 모델 ‘14T’가 포함됐다. 구글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인 제미나이를 탑재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들어간 ‘서클 투 서치’ 기능을 도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AI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층을 겨냥해 독일 프리미엄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의 광학 렌즈를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샤오미는 로봇청소기 투자사인 로보락을 통해 국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백화점 27곳에 입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샤오미는 1위 삼성전자(19%), 2위 애플(17%)에 이어 3위(14%)를 차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장 위협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향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중저가 제품군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BYD·TCL 등 한국 공세 넓히는 中 기업들 한국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중국 기업은 샤오미뿐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코리아는 16일 승용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고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 동남아와 남미 중심의 해외 판매를 대폭 늘린 데 이어 한국 시장에도 보폭을 넓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코리아는 지난달 17일 국내 판매를 담당할 딜러사 선정을 마쳤다. DT네트웍스, 삼천리이브이, 하모니오토모빌 등 비야디코리아 딜러사로 선정된 6개 업체는 전국 15개 지역에서 차량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판매 시점과 출시 모델 등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중형 세단 씰을 비롯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중형 SUV 씨라이언7, 소형 해치백 돌핀 등 4개 차종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TV 업체인 TCL도 2023년 1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쿠팡 등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가성비 TV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생필품 소매점인 미니소도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종로구에 매장을 열며 한국 시장에 재진출했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2021년 철수한 지 3년 만의 재진출이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