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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과 놀자!/풀어쓰는 한자성어]累卵之危(누란지위)(묶을 루·누, 알 란, 어조사 지, 위태할 위)

입력 | 2025-01-06 22:45:00


● 유래: 사기(史記) 범수채택열전(范睢蔡澤列傳)에서 유래한 성어입니다. 중국 전국시대 때 위나라 범수(范睢)가 제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중대부(中大夫) 수가(須賈)의 부하로 수행하면서 뛰어난 언변으로 상전인 수가보다 후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를 시샘한 수가는 귀국 후 위나라 재상에게 범수가 제나라와 내통하고 있다고 모함했습니다. 옥에 갇힌 범수는 감옥을 지키는 병사에게 목숨을 구해 주면 후한 사례를 하겠다고 설득해 탈옥에 성공했습니다. 지인인 정안평(鄭安平)의 집에 숨어 있으면서 장록(張祿)이라 개명하여 지내다가 진(秦)나라에서 온 사신 왕계(王稽)의 도움으로 진나라로 망명했습니다. 왕계가 진나라 소양왕(昭襄王)에게 범수를 천거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신이 이번에 위나라에서 탁월한 세객(說客) 한 사람을 데려왔습니다. 장록이라고 하는데, 그는 우리 진나라의 형편이 마치 ‘달걀을 쌓아 놓은 것처럼 위태롭다(危如累卵)’고 하며 본인을 발탁하면 이 나라와 백성이 두루 평안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소양왕은 마땅치 않았지만 일단 낮은 직책을 주어 능력을 시험하기로 했습니다. 범수는 재능을 다하여 왕의 신임을 얻는 데 성공했고, 나중에는 ‘먼 나라와 화친하면서 가까운 나라부터 공격한다(遠交近攻策)’는 외교 정책으로 진나라를 크게 중흥시켰습니다. 훗날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는 초석을 마련하였습니다.



● 생각거리: 범수(范睢)는 다른 기록에는 범저(范雎)로 기록되었는데 ‘수(睢)와 저(雎)’의 글자가 비슷하여 생긴 오기입니다. 사마천의 사기에는 범수(范睢)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누란지위(累卵之危)와 비슷한 의미의 성어로는 ‘풍전등화(風前燈火), 백척간두(百尺竿頭), 초미지급(焦眉之急)’ 등이 있습니다. 



한상조 전 청담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