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혁 “시즌 2·3 나눌 때 기대 접어” 쇼군, 작품상에 남녀주연-조연상 데미 무어, 뮤지컬-코미디 여우주연상
5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드라마 ‘쇼군’의 배우들. 왼쪽부터 코스모 자비스, 사와이 안나, 사나다 히로유키, 아사노 타다노부.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올해 미국 골든글로브 TV드라마 부문 작품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아쉽게 수상엔 이르지 못했다. 작품상은 지난해 에미상에서 18개 부문을 휩쓴 17세기 일본 배경 드라마 ‘쇼군’에 돌아갔다.
현지에선 시즌2가 미완의 이야기로 마무리됐고, 시즌1에 비해 평단의 반응이 뜨겁지 않았던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징어 게임’ 시즌 1·2를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시상식 전인 3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한 호흡으로 썼던 것을 시즌2와 3으로 나눌 때부터 수상 기대는 접었다”며 “완결이 나지 않고, 메시지가 다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쇼군은 지난해 9월 미 방송계 최고 권위 상인 에미상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등 단일 작품으로 역대 최다인 18개 부문을 수상했다.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깊게 다루면서도 서구적 시각과 연출, 영상미까지 더해져 일본판 ‘왕좌의 게임’이란 찬사를 받고 있다.
무어는 무대에 올라 가까스로 말문을 연 뒤 “30년 전, 어느 프로듀서가 나를 ‘팝콘 배우(흥행력은 갖췄지만 연기는 부족한 배우)’라고 말해 이런 상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수장이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도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 작품상과 여우조연상(조이 살다나),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등 4관왕에 올랐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 건축가의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 영화 ‘브루탈리스트’는 영화 부문 감독상(브레이디 코베이)과 영화 드라마 부문 작품상, 남우주연상(에이드리언 브로디)을 받았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