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개막전 日 마쓰야마 우승 2022년 스미스 ‘34언더’ 기록 깨… 임성재 3위, 상금 3000만달러 돌파 PGA 투어중 11번째로 긴 코스 페어웨이 넓어 ‘747機 착륙’ 말까지… 역대 30언더파 8명 중 7명 배출
2025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막전 더 센트리가 열린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는 넓은 페어웨이와 평이한 그린으로 PGA투어에서 가장 쉬운 코스로 꼽힌다. 6일 끝난 올해 대회에서도 출전 선수 59명 중 25명이 20언더파 이상을 기록했다. 카팔루아=AP 뉴시스
“솔직히 날씨만 좋으면 누구나 12언더파 이상 칠 수 있는 코스다.”
임성재(27)는 5일 2025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막전 더 센트리 3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9개로 11언더파를 몰아친 뒤 이렇게 말했다.
최종 합계 35언더파로 우승하며 PGA투어 72홀 최다 언더파 기록을 새로 쓴 마쓰야마 히데키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카팔루아=AP 뉴시스
올해 대회에서는 출전 선수 59명 중 25명이 20언더파 이상을 기록했다. 여느 대회라면 10언더파 정도면 우승을 노려볼 만하지만 이 대회에서는 20언더파를 쳐도 톱10에도 들지 못했다. 평균 버디는 지난 시즌 투어 평균(3.8개)보다 약 2개 많은 5.7개였고, 평균 타수는 지난 시즌 투어 평균(71.1타)보다 약 3타 적은 68.7타(4.2언더파)였다.
선수들이 타수를 쉽게 줄이는 가장 큰 이유는 넓은 페어웨이다. PGA투어 코스 중 11번째로 긴 7600야드 코스지만 페어웨이가 워낙 넓어 선수들 사이에서는 “747 제트기를 착륙시킬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공을 때리면서 400야드 넘는 드라이버샷도 어렵지 않게 나온다.
그린도 평이하다. 이 코스를 설계한 빌 쿠어는 “선수들이 측면 경사를 활용해 핀에 가까이 공을 붙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PGA투어 코스 중 네 번째로 많은 93개의 벙커도 무용지물이다. 골프 코스를 분석해 베팅을 돕는 매체 ‘벳스퍼츠 골프’는 “쉽게 칠 수 있는 페어웨이와 평이한 그린의 조합 덕분에 투어에서 가장 유명한 ‘버디 축제’ 중 하나가 됐다”고 평가했다.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도 지난 시즌 PGA투어 대회가 열린 42개의 코스 중 이곳을 가장 쉬운 코스로 꼽았다.
지난해 이곳에서 34개의 버디를 잡아내 종전 최다 버디 기록을 갖고 있던 임성재도 선전했다. 마지막 날 8언더파를 적어낸 임성재는 최종 합계 29언더파 263타로 3위에 올랐다. 3위 상금 136만 달러(약 20억 원)를 더한 임성재는 데뷔 6년 만에 PGA투어 통산 상금 3000만 달러를 돌파(3125만9508달러·약 460억 원)했다. 한국 선수 중 PGA투어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받은 최경주(3280만3596달러)와의 격차도 약 155만 달러로 좁혔다. 임성재는 “첫 대회부터 시작이 좋아 올 시즌이 잘 풀릴 것 같다”며 “3년 전에 우승을 한 뒤 소식이 뜸하다. 올 시즌도 우승하면 좋겠지만 우승은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서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안병훈(34)과 김시우(30)는 나란히 공동 32위(16언더파 276타)를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