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2주 앞] 제1차 대외경제현안 간담회 주재 崔 “가용수단 총동원, 불확실성 관리”… 산업부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대비” 일각 “주요국들 트럼프측 접촉 시작… 한국은 계엄 혼란속 준비만” 우려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차 ‘대외경제현안 간담회’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며 ‘통상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6일 첫 외교통상 협의체를 만들어 회의를 주재했지만 여전히 뾰족한 대응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상보다 빠르게 관세 장벽을 높이는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나서면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던 대미(對美)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 “적시 대응 위해 준비”… 뾰족한 대책 없어
이날 오전 최 권한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1차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열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범부처 대응 논의를 본격화했다. 회의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최 권한대행 체제에서 대외경제현안 간담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 출범 직후에도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대외 불확실성이 우리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저해하거나 민생의 어려움을 가중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날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옛 기재부) 장관을 임기 1년의 국제투자협력대사로 임명했다. 정부는 앞으로 대외경제현안 간담회를 매주 월요일 진행할 방침이다.
● 대미 수출 성장세 제동 우려 ↑
일각에선 트럼프 당선인 취임이 이달 20일로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우리 정부는 계엄 정국 혼란 속에 ‘준비’만 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세계 주요국은 이미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접촉을 시작한 상태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국정 운영 체제에서 적극적 대응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이날 미 의원 및 연방·주정부 인사들과의 면담을 위해 미국을 찾은 안덕근 산업부 장관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 관료로 지명된 인사들과는 면담 일정을 잡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안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쪽 인사들을 주로 만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때와 달리 기업 투자를 활용하는 방안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대기업 관계자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이미 대규모 대미 투자를 단행했고, 경기 위축으로 추가 투자가 쉽지 않다”며 “정부가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해 민간에 미국 투자를 독려하더라도 기업이 내놓을 ‘선물 보따리’가 마땅치 않은 것”이라고 했다.
환율 불안도 지속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69.7원에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치며 다시 1470원에 육박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